캐나다 고용시장, 서부 ‘호황’ 동부 ‘침체’…격차 더 벌어진다 – BMO
캐나다의 표면상 안정적인 실업률 이면에 지역 간 격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BMO 캐피털마켓은 최신 노동시장 성과 순위를 통해 서부 캐나다의 고용시장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반면, 동부—특히 온타리오 남부—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격차는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고, 오히려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고용시장은 단순한 실업률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BMO의 도시별 노동시장 성과 순위는 캐나다 33개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인구 변화(15%), 고용 증가율(30%), 실업률(20%), 실업률 변화(20%), 고용률(15%) 등 5개 지표를 종합해 평가한다.
이 지표들은 단순한 현재 수준이 아니라 변화 방향을 보여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현재 수치보다 추세가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점에서다. 예컨대 실업률이 높더라도 하락 추세에 있고 고용이 증가한다면 경제는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대로 실업률이 낮더라도 인구 증가가 둔화되고 일자리가 줄어든다면 시장은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실업률은 과거를, 변화 속도는 미래를 보여주는 지표라는 설명이다.
캐나다 고용시장, 다시 지역 격차 확대…동부 부진
팬데믹 이후 전 지역에서 나타났던 동반 성장세가 점차 약화되며 지역 간 격차가 다시 벌어지고 있다고 BMO는 분석했다. 서부 캐나다는 단기적으로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앨버타와 서스캐처원은 높은 유가와 관세 불확실성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어 최소 2% 이상의 실질 GDP 성장이 전망된다.
반면 동부 캐나다는 고가 주택시장 조정과 인구 증가 둔화의 영향을 동시에 받으며 경기 둔화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온타리오와 퀘벡의 실질 GDP 성장률은 전국 평균인 1%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지역 고용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BMO의 로버트 카브식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고용 증가율과 실업률 자체는 큰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산업과 직종, 지역 간 내부 흐름에서는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노동력 조사 결과가 이러한 지역 간 균열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부 캐나다, 자원 경기 호황에 고용시장 선도
자원 산업 중심 경제가 고용시장 상위권을 사실상 장악했다. 상위 5개 도시 가운데 4곳이 앨버타와 서스캐처원에 위치한 캘거리(1위), 새스커툰(2위), 에드먼턴(3위), 리자이나(4위)였으며, 온타리오에서는 서드베리가 5위로 유일하게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서부 도시들의 순위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에드먼턴과 켈로나는 지난 1년 사이 20계단 이상 상승하며 가장 빠른 개선세를 보였다.
앨버타 지역 도시들의 실업률은 전국 평균보다 소폭 낮은 수준에 그쳤지만, 고용 창출 속도가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온타리오, 퀘벡의 고용이 전년 대비 0.4% 감소한 반면, 앨버타는 4% 증가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온타리오, 최하위권 집중…토론토도 포함
온타리오에도 일부 개선 사례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하위권에 도시들이 집중된 모습이다. 피터버러는 지난해 23계단 상승하며 10위권에 진입했고, 브랜트퍼드와 서드베리 역시 각각 17계단, 15계단 상승하는 등 일부 지역에서는 반등이 나타났다. 다만 이는 예외적인 사례로, 주 전반의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온타리오는 현재 실업률이 7.6%로, 뉴펀들랜드앤드래브라도르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전국 평균 6.7%와 비교해 비(非)팬데믹 시기 기준으로도 상당한 격차다.
이 같은 부진은 부동산 의존도가 높은 온타리오 남부에 집중돼 있다. 하위 10개 도시 가운데 7곳이 온타리오에 속하며, 토론토(27위), 키치너(29위), 배리(30위), 세인트캐서린스(31위), 윈저(32위), 런던(33위) 등이 포함됐다. 특히 런던은 실업률이 9.1%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해 약 10명 중 1명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카브식 이코노미스트는 런던, 윈저, 세인트캐서린스, 배리, 키치너 등 제조업 중심 지역에서 뚜렷한 약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 격차, 향후 더 확대될 전망
이 같은 지역 격차는 산업 구조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단기간 내 해소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역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되더라도 온타리오 남부와 같은 지역에서는 이미 구조적 문제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BMO는 향후 1년간 캐나다 내 지역 경제 격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원 기반 경제는 고용을 수익으로 연결하며 재정 여력을 확보한 반면, 온타리오처럼 부동산과 부채에 의존한 경제 구조는 현재의 환경에 취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토론토는 한때 캐나다 경제 중심지로 꼽혔지만, 높은 주거 비용으로 인해 청년층의 접근성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이로 인해 젊은 인구가 상대적으로 생활비가 낮은 앨버타 등 서부 지역으로 이동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온타리오 남부는 비영주권자 유입 제한과 무역 갈등 등의 영향까지 겹치며 구조적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으며, 전반적인 경기 회복을 기다리는 사이 지역 경제의 공백은 더욱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