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캐나다인들이 ‘재정적 롤러코스터(financial whiplash)’를 겪으며 각종 지출과 채무를 감당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파산·채무조정 전문업체 MNP가 발표한 최신 소비자 부채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61%는 반복적으로 변화하는 경제 환경이 재정 계획을 흔들며 심리적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4분의 3은 식료품과 휘발유 가격 상승이 가계 재정을 압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지출을 줄이고 신규 부채를 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최대 규모의 파산 전문업체를 이끄는 그랜트 바지안 사장은 현재 많은 캐나다인들이 단순한 재정 압박을 넘어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계획과 예산 수립 자체가 어려워진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압박은 개인의 재정 인식과 미래 계획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응답자의 약 64%는 더 열심히 일하고 있음에도 재정적으로 나아지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69%는 불확실성을 이유로 주요 재정 결정을 미루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생활비 급등과 글로벌 불안정성이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재정적 롤러코스터’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예측 불가능성이 커지면서 예상치 못한 지출에 대응하거나 추가 대출, 고가 소비, 장기 재무 계획 수립 등 주요 재정 결정을 내리는 데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MNP 소비자 부채 지수는 100점 만점 기준 87포인트로, 지난 1년간 변동 없이 유지됐다. 이는 캐나다인의 채무 관리 능력과 재정 인식을 반영하는 지표로, 겉으로는 안정된 모습이지만 실제로는 ‘관망세’가 반영된 결과로 가계 내부의 잠재적 압박을 가릴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1년 전과 비교해 24%는 부채 상황이 개선됐다고 답한 반면, 19%는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또한 39%는 가구 내 실직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캐나다인의 약 43%는 월별 재정 의무를 이행하는 데 단 200달러 부족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말 잔여 자금, 이른바 ‘재정 버퍼’는 평균 1,000달러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이는 모든 가구에 고르게 적용되지 않는다. 일부는 재정 여유를 회복하고 있는 반면, 29%는 기본 생활비와 채무 상환을 충당하기에도 소득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금리 불확실성 역시 불안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캐나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2.25%로 동결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국민은 안도하지 못하고 있다. 61%는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절반 이상은 금리가 다시 상승할 경우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할 것을 우려했다.
세금 신고 시즌 또한 가계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시기로 분석됐다. 캐나다인 6명 중 1명은 감당하기 어려운 세금을 납부해야 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일부는 납부를 미루거나 추가 부채를 부담하고, 또는 부족한 저축을 활용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특히 18~34세 청년층의 부담이 두드러져, 5명 중 1명은 예상 세금을 감당하지 못할 것으로 나타났다.
바지안 사장은 세금 시즌이 가계 재정 상태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된다고 평가했다. 일부에게는 세금 환급이 밀린 지출을 해소하거나 부채를 줄일 기회가 되지만, 반대로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 경우에는 저축을 줄이거나 추가 부채를 지게 되면서 장기적인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추가 부채에 의존하는 것은 재정 압박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초기 신호일 수 있으며, 개인 재정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MNP 소비자 부채 지수는 2026년 3월 10일부터 11일까지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가 18세 이상 캐나다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을 기반으로 산출됐다. 조사 결과는 전국 인구 구성을 반영해 가중치가 적용됐으며, 표본오차는 ±2.7%포인트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