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부동산 거래가 가장 활발한 봄 시즌이 시작되면서 올해 시장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매수자와 매도자들이 직면한 핵심 질문과 대응 전략을 다루는 ‘봄 부동산 생존 가이드’ 시리즈가 주목받는 가운데,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단 하나로 모아진다. 과연 지금이 바닥인가 하는 점이다.
부동산 중개업자부터 경제학자, 금융기관, 개발업자, 그리고 실수요자에 이르기까지 시장 참여자 모두가 주택 가격 하락세가 반전될 시점을 가늠하려 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이어진 상승장에서 캐나다 주택 시장은 예상을 뛰어넘는 상승세를 보여 왔다. 그러나 2022년 시작된 조정 국면은 평균 주택 가격을 약 20% 끌어내렸다. 캐나다부동산협회(CREA)에 따르면 기존 주택 평균 가격은 2022년 2월 81만6720달러에서 최근 66만3828달러 수준으로 하락했다. 장기 시장 참여자들에게는 이러한 조정이 예외가 아닌 필연적 흐름이었다는 평가다.
토론토메트로폴리탄대학의 선임 연구원인 Frank Clayton은 캐나다 주택 시장이 반복적인 사이클을 보여왔다고 분석한다. 수요가 급증하고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가격이 급등하고, 이후 정부가 개입하면서 공급 확대 정책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1970년대 초와 1980년대 후반에도 반복됐으며, 현재의 하락 국면 역시 유사한 흐름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소비자들은 시장 바닥을 기다려야 하는지 고민에 빠져 있다. 그러나 시장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지역과 주택 유형별 차이가 큰 데다, 무역 갈등과 중동 지역 전쟁, 인플레이션과 금리 등 거시경제 변수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 유형별로도 상황은 엇갈린다. 콘도 시장은 아직 바닥에 도달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공급 물량이 여전히 과도하게 많기 때문이다. 반면 단독주택은 인구 구조 측면에서 강한 수요 기반이 유지되고 있어 추가 하락 여지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온타리오주 마컴에 본사를 둔 개발업체 제라늄 홈즈의 경영진인 Boaz Feiner은 현재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지만, 시장 방향이 명확해질 때까지 대기 중인 사업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들어 정책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며 시장 환경이 점차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방 및 주정부가 개발 부담금 유예 등 정책 변화를 예고했지만 실행이 지연되면서 불확실성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는 입주 시점까지 해당 비용 납부가 유예되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다. 또한 신규 주택에 대한 통합판매세(HST) 면제 확대 조치 역시 시장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정책 변화 이전부터 일부 저층 주택 시장에서는 거래 증가 조짐이 나타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 참여자들이 정부 정책 방향을 확인하기 위해 관망세를 유지해 왔다는 것이다.
한편 캘거리에 본사를 둔 모기지 업체 트루노스 모기지의 최고경영자 Dan Eisner은 최근 소비자들이 다시 금리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동 지역 갈등으로 유가와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금리 상승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최근 3~4주 사이 5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약 0.5%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일부 차입자들은 변동금리로 이동하거나, 장기 금리 하락을 기다리며 시장 진입을 미루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수요 위축은 추가적인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시장의 불확실성은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며, 특히 주택 구매 결정에는 더욱 큰 영향을 미친다. 미국과의 무역 관계 역시 향후 주택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지목된다.
부동산 플랫폼 주카사의 영업 담당 임원 Brittany Kostov은 시장의 정확한 고점이나 저점을 포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은 회복, 확장, 공급 과잉, 침체의 단계를 거치며, 바닥은 침체 후반부에서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현재 일부 시장은 이러한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콘도 시장은 예외적으로 전국적으로 조정이 진행 중이며, 가격 하락이 완만하게 이어지고 있어 상당 부분 조정이 이미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캐나다부동산협회 자료에 따르면 2월 기존 주택 가격은 전년 대비 0.2% 하락에 그치며 사실상 보합세를 보였다.
현재 시장은 가격 하락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재고 물량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매수자들은 여전히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본격적인 시장 반등 여부는 봄 거래 시즌이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Robert Kavcic BMO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에 따라 추가로 5~10% 하락 여지가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브리티시컬럼비아의 콘도 시장은 여전히 공급 물량이 많아 추가 조정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전반적으로는 단기 하락 이후 장기간 횡보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 관점에서도 현재 가격은 수익률 대비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대 수익 기준으로 수익률이 낮아 가격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주택 구매자 입장에서도 현재 가격 수준은 여전히 부담이 크다. 금리가 하락하지 않는 한 수요 회복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가격이 추가로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장기 시장 전문가조차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도 존재한다. Frank Clayton 연구원은 최근 급격한 이민 증가와 이후 인구 감소 전환, 그리고 전쟁과 같은 변수는 기존 모델로 설명하기 어려운 요소라고 지적했다. 예측 불가능성이 커진 만큼 시장 바닥을 정확히 짚어내는 일 역시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