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주택’ 매각 점점 더 어려워져… 신규 주택 세제 혜택에 시장 판도 변화
이른바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일이 캐나다 주택시장에서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규 주택에 대한 세제 혜택이 확대되면서 가격 격차가 줄어들고, 신축과 기존 주택 간 경쟁 구도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약 40년 된 자신의 주택을 두고 지인으로부터 “중고 집”이라는 표현을 들은 경험을 소개하며, 기존 주택을 자동차나 의류처럼 ‘중고’로 부르는 시각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규 주택 선호와 정책 변화가 만든 격차 축소
캐나다에서는 연간 약 50만 채의 기존 주택이 거래되는 반면, 신규 주택 공급은 이보다 적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럼에도 ‘새집 선호’는 여전히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
최근 오타와와 온타리오주 정부는 일정 가격 이하의 신규 주택에 대해 통합판매세(HST)를 면제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이 조치는 최대 약 13만 캐나다 달러에 달하는 가격 혜택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며, 특히 토론토의 침체된 콘도 분양 시장을 되살리기 위한 목적이 크다는 분석이다.
콘도 시장 급랭… 신규 공급·판매 모두 급감
부동산 조사기관 어바네이션(Urbanation)에 따르면 광역토론토·해밀턴 지역(GTHA)의 신규 콘도 판매는 1분기 기준 246건에 그쳤다. 이는 전년 대비 52% 감소한 수치이며, 최근 10년 평균과 비교하면 94%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미분양 콘도 물량은 빠르게 누적되고 있으며, 가격 하락 흐름도 이미 진행 중인 상황이다. 여기에 세제 혜택이 더해지면서 신규 주택과 기존 주택 간 가격 격차는 더욱 좁혀지고 있다.
“가격 현실 반영 필요”… 업계 구조조정 압박
부동산 컨설팅업체 불펜 컨설팅(Bullpen Consulting)의 벤 마이어스 대표는 2021년 시장 과열 국면을 ‘환상(mirage)’으로 평가하며, 현재 시장 상황과는 맞지 않는 기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개발업체들이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가격을 최소한 기존 주택 수준으로 낮추거나 소폭 높은 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세제 혜택이 적용되는 시점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가격 조정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세제 혜택 기간·기존 계약자 불만도 확산
이번 HST 면제 정책은 2026년 4월부터 2027년 3월 31일까지 적용될 예정이다. 다만 정책 발표 이전에 계약을 체결한 일부 구매자들 사이에서는 형평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신규 콘도와 기존 콘도 간 가격 차이가 거의 사라지면서, 과거 고가에 분양을 받은 계약자들이 향후 매각 과정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축도 결국 경쟁 시장”… 가치 차이 축소
부동산 전문가 벤 마이어스 대표는 신축 주택이 갖는 가치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스마트홈 기능이나 최신 편의시설 등 일부 요소를 제외하면 가격 차별성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신규 주택에는 건설사 보증이 포함되는 등 장점이 있지만, 공사가 진행 중인 경우에는 구매자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최근 신규 콘도는 과거보다 대형 단지 형태로 개발되는 경우가 많아, 소규모 단지를 선호하는 일부 수요층은 오히려 기존 주택을 선호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분양 계약자 불만과 시장 긴장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의 로버트 호그 부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부 단지에서는 초기 분양자들이 이후 입주자보다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한 상황에 대해 불만을 표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이미 체결된 계약 구조를 변경하기 어렵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시장 상황 변화에 따른 불만이 누적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세제 효과는 제한적… 시장 회복엔 의문
일부에서는 이번 세제 혜택이 미분양 물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지만, 시장 전반을 회복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신중한 전망도 나온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수요의 일부가 신축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전체 주택시장 수요 회복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건설 비용 상승으로 인해 신축과 기존 주택 간의 가격 구조가 과거와는 크게 달라졌다는 점도 강조된다.
“결국 모든 집은 언젠가 중고가 된다”
단기적으로는 세제 혜택이 적용되는 신축 주택이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서 기존 주택 소유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모든 신축 주택은 시간이 지나면 결국 기존 주택 시장으로 편입된다는 점에서, 현재의 구조 변화가 장기적으로는 시장 순환 과정의 일부라는 평가도 함께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