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 물가 상승세 여전… 닭고기·빵·토마토 가격 급등, 가계 부담 지속
6월 캐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휘발유 가격 안정에 힘입어 둔화했지만, 식료품 가격은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며 가계 부담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월은 식료품 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웃돈 것이 17개월 연속 이어진 달이었다. 전체 물가상승률은 2.8%로 낮아졌지만 식료품 물가 상승률은 3.9%를 기록했다.
캐나다노동회의(Canadian Labour Congress)의 DT 코크런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정확한 원인은 분명하지 않지만 지난 5년 동안 식료품 가격은 약 30%나 올랐다"고 분석했다.
닭고기·빵 가격 상승… 과일값은 다소 안정
6월 신선·냉동 닭고기 가격은 전달보다 5.7% 상승했고, 롤빵과 번(Bun) 가격도 6% 올랐다.
식료품 물가 상승률은 5월 4.3%에서 6월 3.9%로 다소 둔화했는데, 이는 포도를 비롯한 신선 과일 가격이 안정된 영향이 컸다.
토마토 가격도 최근 몇 달 동안 큰 폭으로 올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5월에 비해 6월에는 상승세가 다소 완만해졌다.
식품경제학자 마이클 폰 매소(Michael Von Massow)는 "가장 큰 문제는 멕시코산 공급 부족이었다"며 "5~6월에는 미국산 토마토 공급이 늘어나면서 운송 거리도 짧아지고 멕시코가 겪었던 생산 차질도 없기 때문에 가격 부담이 일부 완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불 연기, 농산물 생산 변수로 부상
다만 전국 곳곳을 뒤덮은 산불 연기는 향후 농작물 생산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폰 매소는 "연기가 햇빛을 차단하면 식물이 광합성을 통해 얻는 에너지가 줄어들 수 있다"며 "반대로 빛이 아래쪽 잎까지 확산되면서 일부 작물에는 긍정적인 효과를 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영향으로 토마토의 크기가 작아지거나 생산량 자체가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영향을 정확히 측정하기는 매우 어렵다"면서도 "7월과 8월에는 캐나다산 농산물이 본격적으로 출하되면서 가격 안정 효과가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휘발유 가격이 전체 물가 둔화 견인
캐나다 통계청은 6월 전체 물가상승률 둔화가 주로 휘발유 가격 안정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이란 간 외교 협상과 일시적인 휴전으로 국제유가 상승세가 진정되면서 휘발유 가격 상승폭이 축소된 영향이다.
실제 주유 비용이 감소한 것은 아니지만,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5% 상승해 5월의 연간 상승률 33.2%보다 오름폭이 크게 줄었다.
그러나 중동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이달 들어 주유소 가격은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식비 부담에 학용품도 포기… 맞벌이 가정도 지원 요청
계속되는 식료품 가격 상승은 많은 가정의 소비에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생활비와 임대료, 식비를 우선 충당해야 하는 가정이 늘면서 학용품 구입까지 부담을 느끼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여름방학이 시작된 7월이지만 이미 많은 가정이 새 학기를 앞두고 계산기와 필기구, 공책 등 학용품 비용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몬트리올의 비영리단체 '르그루프망 파르타주(Regroupement Partage)'의 앤마리 에티에(Anne-Marie Ethier)는 "공과금과 임대료, 식비를 먼저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학용품 구입은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가방과 도시락통, 각종 학용품이 포함된 약 185달러 상당의 새 학기 지원 꾸러미를 저소득 가정에 제공하고 있다.
에티에는 최근에는 부모 모두가 직장을 가진 맞벌이 가정에서도 지원 요청이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월드컵 영향에 숙박비·여행 서비스도 급등
한편 최근 FIFA 월드컵 경기가 열린 토론토와 밴쿠버를 중심으로 여행 관련 서비스 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전국 숙박비는 6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올라 5월의 2.5%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월드컵 개최에 따른 관광객 증가가 숙박과 여행 서비스 가격을 끌어올린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