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온타리오 재판매 주택시장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가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미·캐나다 간 무역갈등이 다시 격화되더라도 단기적으로는 현재 진행 중인 주택시장 회복세를 완전히 꺾을 정도의 충격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와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주 양국 간 무역협상이 결렬되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무역전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소비자 신뢰가 약화된 것이 올해 온타리오 주택거래가 예상보다 부진한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캐나다부동산협회(CREA)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온타리오에서 거래된 주택은 1만6,276채로, 지난해 7월보다 1.3% 감소했다. 올해 들어 누적 주택거래량 역시 2025년 같은 기간 수준을 밑돌고 있다.

 

거래량은 조금씩 회복…토론토 등 주요 시장 반등

 

다만 월별 흐름을 보면 분위기가 완전히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7월에는 캐나다 전체 재판매 주택 거래가 4개월 연속 증가했다. 토론토를 비롯해 해밀턴, 키치너-워털루, 런던, 오타와 등 주요 지역 시장에서도 최근 몇 달 동안 거래가 살아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로열은행(RBC)의 로버트 호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미·캐나다 무역전쟁이 지난 몇 달간 회복돼 온 소비자와 시장의 신뢰를 다시 위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무역 갈등이 캐나다 주택시장과 경제의 회복세를 다시 완전히 무너뜨릴 가능성은 아직 크지 않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주택시장 회복은 앞으로도 점진적이고 지역별로 차이가 큰 데다 순탄하지 않은 과정을 거치겠지만, 전체적으로는 회복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 22일 양국 협상이 결렬된 뒤 미국은 약 280억 캐나다 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했다. 캐나다 정부도 이에 맞서 25일 미국의 관세 규모에 상응하는 보복관세를 발표했으며, 오는 9월 8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호그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관세로 일부 산업과 기업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지만, 캐나다 경제 전체를 경기 침체로 몰아넣을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실업률 하락·금리 안정…경제 버틸 여력 있어

 

최근 몇 달간 불확실성이 이어졌음에도 캐나다 경제가 예상보다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캐나다의 실업률은 7월 6.4%로 낮아지면서 지난 1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금리 역시 2024년 고점에서 내려온 뒤 최근에는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택거래가 아직 눈에 띄게 활발한 수준은 아니지만, 시장에는 여전히 상당한 잠재 수요가 남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제 여건 때문에 주택 구입을 미뤄 온 수요자들이 적지 않아 시장 회복을 뒷받침할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상황을 두고 주택시장이 다시 급격히 무너질 단계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며, 시장에 일정한 회복 모멘텀이 남아 있다는 평가다.

 

관세 장기화·제조업 해고가 변수

 

오타와대 경제 싱크탱크 플레이스센터의 설립 이사인 마이크 모팻은 관세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결국 미국의 관세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관세가 장기간 유지되고 특히 제조업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감원과 해고가 본격화될 경우 주택시장 회복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무역전쟁과 경제 불확실성이 워낙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시장 참가자들이 어느 정도 이에 익숙해졌다는 점도 지적했다. 반복되는 경제 충격에 소비자와 기업들이 이전보다 둔감해진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주택시장에는 관세 외에도 여러 구조적인 걸림돌이 남아 있다. 최근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주택을 감당할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민정책 변화 역시 주택 수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민 목표가 조정되면서 인구 증가 속도가 둔화됐고, 특히 온타리오에서 그 영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모팻은 지난 5~10년간 캐나다 주택시장이 인구 증가, 코로나19에 따른 인구 이동, 금리의 큰 변동 등 수많은 변화에 적응해야 했다고 분석했다. 현재 주택시장에 거래가 잠겨 있는 듯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이런 여러 충격이 누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8월은 원래 비수기”…관세 영향 판단 아직 일러

 

런던의 부동산 중개업체인 Thrive Realty Group의 소유주이자 중개인인 케빈 배리는 최근 무역전쟁의 변화가 실제 주택 구매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8월은 전통적으로 주택 거래가 부진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경제나 정치적으로 큰 변화가 발생하면 주택시장에는 일시적으로 거래를 관망하는 분위기가 나타나는데, 현재 시장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8월은 개학을 앞두고 자녀들의 학교 준비와 여름휴가가 끝난 뒤 일상으로 돌아가는 시기여서 원래부터 주택시장에 일시적인 거래 공백이 나타나는 시기다. 따라서 현재의 거래 둔화를 미국과의 무역전쟁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다만 경제에 대한 우려가 지난 몇 달간 주택 구매자들에게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일부 수요자들이 시장에서 한 발 물러서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배리는 지적했다.

결국 주택을 사거나 팔아야 하는 ‘필요’와 단순히 사고 싶은 ‘욕구’를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사가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라면 경제 상황과 관계없이 거래에 나서겠지만, 단순히 주택을 옮기고 싶은 수요자라면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거래를 미루고 가격과 시장 상황을 좀 더 신중하게 살펴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