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오르던 시절 가족이나 친구들과 돈을 모아 공동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사례는 ‘내 집 마련의 새로운 방법’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주택가격이 급락하면서 일부 공동소유자들의 지분이 사실상 사라지자 상황이 달라졌다. 이제는 누가 대출금을 책임질 것인지를 놓고 갈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문제는 대출기관이 캐나다에 자산이나 직장이 있는 공동소유자에게 집중적으로 책임을 묻는다는 점이다.

더글러스 호이스 파산관리인은 공동소유 주택과 관련해 “은행은 돈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든 책임을 묻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실제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세 형제와 아버지는 2021년 주택시장 고점에 가까운 시점에 주택 한 채를 공동으로 구입했다.

캐나다부동산협회(CREA)에 따르면 캐나다 전국 평균 주택가격은 2022년 2월 정점 이후 16% 하락했다. 이들이 구입한 주택도 현재 17만 5,000달러의 ‘마이너스 에쿼티(negative equity)’ 상태가 됐고, 결국 모기지 연체에 따라 대출기관이 집을 처분할 수 있는 ‘파워 오브 세일(power of sale)’ 절차에 들어갔다.

 

해외로 떠난 가족들…캐나다에 남은 한 사람에게 책임 집중

 

세 아들 가운데 한 명은 2024년 직장을 잃은 뒤 해외에 있는 가족에게 돌아갔다. 거래를 주도했던 다른 아들은 미국으로 이주했다. 아버지는 은퇴 후 캐나다연금(CPP)과 노령보장연금(OAS)을 받으며 멕시코에서 생활하고 있다.

문제는 토론토에 남은 셋째 아들이었다. 그는 투자금만 일부 부담했지만 현재 은행으로부터 손실에 대한 강력한 추심을 받고 있다. 다른 공동소유자들과 달리 캐나다에 직장과 자산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호이스 파산관리인은 이와 비슷한 사례를 수십 건 봤다며 공통점은 주택 가격 정점에 가까운 시점에 적은 계약금만 내고 집을 구입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기지 디폴트 보험에 가입했다고 해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캐나다 모기지주택공사(CMHC) 등을 통해 가입하는 모기지 보험은 통상 계약금이 20% 미만이고 규제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릴 경우 의무적으로 가입한다. 하지만 이 보험의 목적은 주택 구매자가 아니라 은행을 보호하는 데 있다.

CMHC는 대출기관의 손실을 회수하기 위해 채무자에게 다시 청구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수년이 지난 뒤에도 추심이 이뤄질 수 있다.

호이스는 실제로 CMHC가 한 채무자를 상대로 추심에 나서는 데 10년이 걸린 사례도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공동소유 주택 구입은 계속된다

 

그렇다고 공동소유 방식의 주택 구입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집값이 낮아진 지금이 시장에 진입하기에는 더 나은 시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공동소유를 활용하면 혼자서는 모기지 자격을 얻기 어려운 사람도 주택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며 ‘Collaborative Home Ownership BC’를 공동 설립한 노엄 돌긴은 여전히 공동소유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며, 주택가격 하락에 대비한 조항을 계약에 넣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진행하는 대부분의 거래는 콘도 법인과 비슷한 구조를 갖는다. 각자가 자신의 주거 공간과 권리를 갖지만 법적으로는 별도의 부동산으로 등기되지 않는 방식이다.

하지만 겉으로 콘도처럼 구조화됐다고 해서 법적으로 콘도와 같은 것은 아니다. 공동소유자 가운데 한 사람이 빚을 갚지 못하면 다른 소유자도 해당 부동산의 전체 채무와 관련해 책임을 질 수 있다.

돌긴의 회사는 때로는 모르는 사람들을 연결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가족이나 친구들을 묶어 공동소유 구조를 만든다.

가격 측면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는 일반적으로 일반적인 주택보다 30~40% 저렴한 매물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밴쿠버에서는 같은 면적의 듀플렉스가 140만 달러부터 시작할 수 있지만, 두 개의 독립된 주거 공간을 갖춘 같은 규모의 주택은 200만 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분 달라도 대출 책임은 ‘공동’

 

대부분의 공동소유 주택은 ‘테넌시 인 커먼(tenancy-in-common)’ 형태로 보유한다. 각 소유자가 부동산의 일정 지분을 갖는 방식이다. 소유자가 사망하면 해당 지분은 유산에 포함돼 유언장에 따라 상속된다.

모기지 역시 각자의 지분과 부담하는 부채에 따라 상환액을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그러나 결국 등기부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공식적으로 모기지에도 이름을 올려야 하고, 그만큼 채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공동소유 계약에는 한 사람이 대출금을 내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조항을 넣을 수 있다. 일정 기간 연체하면 해당 소유자의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하도록 강제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이 구조의 장점은 모든 공동소유자가 같은 비율의 계약금을 내거나 같은 규모의 모기지를 부담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200만 달러짜리 주택을 두 사람이 50대 50으로 소유하면서 한 사람은 계약금 등을 감안해 50만 달러, 다른 사람은 90만 달러의 대출을 부담하도록 구조를 짤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단서가 있다. 모기지 전체에 대한 책임은 공동소유자 모두에게 있다는 점이다.

 

돌긴은 은행이 문제가 발생하면 모든 공동소유자와 부동산 전체를 상대로 채무를 회수하려 하기 때문에 애초에 연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공동소유자들이 생명보험이나 장애보험에 가입하도록 계약에 명시하는 방법도 있다.

반대로 사전 검토 없이 가족이나 친구끼리 단순히 돈을 모아 집을 구입하면 문제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공동소유 계약이 없으면 결국 법정에서 누가 얼마를 부담해야 하는지를 놓고 싸우는 상황까지 갈 수 있다.

 

부모·조부모가 공동명의에 들어갔다면 책임 피하기 어려워

 

부동산을 법인 명의로 구입하는 것이 책임 측면에서는 가장 깔끔한 방법일 수 있지만 단점도 있다. 주거용 주택의 양도차익에 적용되는 주택 양도소득세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없고, 은행 역시 개인 보증 없이 유한책임법인에 대출해 주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토론토 부동산 전문 변호사 밥 애런은 부모나 조부모가 자녀의 모기지에 이름을 올리는 사례를 자주 봤다며, 일단 공동명의나 보증인으로 들어가면 결국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부모가 자녀에게 집을 넘겨주면서 향후 양도소득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99%를 자녀 명의로 하고 부모는 1%만 보유하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은행이 요구하는 1%의 지분을 갖는 순간 해당 부모 역시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 “공동소유는 들어갈 때보다 나올 때가 더 중요”

 

모던 센츠의 공인재무설계사 제니퍼 휴즈는 공동소유 주택 구입이 여전히 이뤄지고 있으며, 여러 명이 함께 부동산을 구입한 재무설계사 사례나 은퇴자들이 자금을 모아 주택을 공동으로 구입하는 사례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공동소유에 참여할 때는 모든 위험을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특히 주택에 앞으로 얼마를 지출할 것인지에 대한 기대치를 처음부터 명확하게 조정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들어가는 계획만큼 빠져나오는 계획도 중요하다는 점이다.

휴즈는 공동소유계약은 해당 분야에 경험이 있는 변호사를 통해 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약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갈등 요소가 드러나는 경우가 많으며, 가족 간 거래라면 가족 중재 전문가를 참여시키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집값이 오르는 상황에서도 공동소유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공동소유자 가운데 누군가 이사를 가거나 집을 팔기를 원할 경우 나머지 사람들과 의견이 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속 문제 역시 미리 정리해야 한다. 공동소유자가 사망했을 때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까지 계약 단계에서 명확하게 정해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집값은 영원히 오른다”는 믿음이 가장 큰 함정

 

지금 공동소유 주택의 핵심 문제는 결국 책임과 부채다.

호이스 파산관리인은 지난 20년 동안 특별한 예외를 제외하면 집값이 계속 올랐기 때문에 사람들이 공동명의나 공동대출에 서명하면서도 책임 문제를 크게 걱정하지 않았던 것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부동산 가격이 영원히 오를 것이라고 믿었던 데 있었다.

집값이 계속 상승하는 동안에는 공동소유와 공동대출의 위험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시장이 꺾이고 집값이 대출 잔액 아래로 떨어지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특히 주택시장 정점에서 적은 계약금으로 집을 구입한 사람들은 가격 하락과 동시에 자기자본을 잃고, 공동소유자 가운데 캐나다에 남아 있는 사람이 전체 채무의 부담을 떠안을 수도 있다.

호이스는 결국 부동산 시장이 의자 빼앗기 게임과 같다고 설명했다. 음악이 멈췄을 때 마지막까지 의자를 차지하지 못한 사람이 손실을 떠안게 되며, 지금 그 의자가 빠져나가는 상황을 맞은 사람들이 바로 주택 가격 정점에서 집을 구입한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