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부동산 시장이 한숨 돌릴 기회를 맞았다. 미국의 ‘관세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무역협정이 가시화하면서 주택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가운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역협정이 타결되더라도 캐나다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상당 부분 남아 있다.

 

먼저 긍정적인 요인부터

 

부동산 가격은 상당 부분 시장 심리에 의해 움직인다. 주택시장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지면 주택을 사려는 수요가 늘고, 매물을 놓고 경쟁하는 구매자도 많아진다.

캐나다 중앙은행 연구진에 따르면 캐나다 중간 규모 도시의 경우 주택 수요가 1% 증가하면 주택 가격은 약 0.45%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그동안 경제 불확실성이 주택시장에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주택 구입을 고려했던 캐나다인들을 대상으로 한 로열 르페이지 조사에서는 49%가 미국과의 무역분쟁 때문에 주택 구매 계획을 미뤘다고 답했다.

정확한 규모를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수만 명의 잠재적 구매자들이 시장에 뛰어들기를 주저한 셈이다. 수십만~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주택을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선뜻 구입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미국과의 무역협정이 최종 타결돼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걷히고, 이미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고용시장까지 추가로 회복된다면 부동산 수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여기에는 중요한 전제가 붙는다. 바로 금리다.

 

금리가 왜, 어떻게 오르느냐가 중요

 

경제가 좋아지는 것은 반드시 주택시장에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경제 회복이 강해지면 오히려 차입 비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토요일 시한까지 실질적인 무역협정이 타결된다면 다른 조건이 같다는 전제 아래 캐나다의 투자와 고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고, 이는 금리를 예상보다 높은 수준에 머물게 하는 요인이 된다.

고용이 개선되면서 주택 수요가 늘어나는 동시에 금리가 상승해 주택 수요를 다시 끌어내리는 상황도 가능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금리가 ‘왜’ 오르느냐는 점이다.

경제가 회복되면서 금리가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소득과 고용도 함께 증가한다면 과거 사례를 볼 때 주택 가격은 대체로 상승하거나 적어도 횡보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같은 관계는 경제가 과열되고 캐나다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본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때까지 대체로 유지된다.

1980년 이후의 금리와 실업률, 인구, 주택 가격 데이터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흐름이 나타난다.

5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고 실업률이 하락하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이후 1년간 전국 평균 주택 가격이 평균 3.7% 상승했다. 반면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는 시기에는 주택 가격 상승률이 7.2%에 달했다.

문제는 금리가 예상보다 크게 뛰는 경우다. 인플레이션이 과열되면서 중앙은행이 예상보다 강도 높은 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이는 주택시장에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경우 소득과 주택 수요가 금리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주택시장이 경제 회복에 따른 일반적인 수혜를 누리기 어려워진다.

 

결국 핵심은 ‘적당한’ 경제 회복

 

주택 가격 상승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번 주 무역협정 타결 움직임이 부동산 시장 안정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 다만 금리가 급격히 상승해 대출 접근성을 떨어뜨리지 않는다는 조건이 붙는다.

반대로 집값이 더 내려가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불편한 두 가지 시나리오가 필요하다.

첫째는 국제유가 충격이 계속되면서 캐나다 중앙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경우다.

둘째는 미국의 막대한 국가부채에 대한 우려가 캐나다 채권시장으로 번지는 경우다. 미국 국가부채는 최근 40조 달러를 넘어섰으며 초당 약 9만1000달러씩 늘어나고 있다.

물론 집값을 싸게 사기 위해 경제적 재앙이나 수십만 개의 일자리 손실을 바라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선택은 아니다. 하지만 주택 구매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집값과 금리의 관계가 복잡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재로서는 미국과의 무역협정이 적당한 수준에서 타결되고, 경제와 고용시장이 안정적으로 회복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다.

무역협정이 큰 승리가 되지 않더라도 지나치게 큰 패배를 피하면서 시장의 안정성을 확보한다면 향후 12개월 동안 캐나다의 고용시장과 부동산 시장이 함께 회복세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