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부가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외국인의 주택 구매를 제한했지만, 당초 해결하려던 문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3년여 전 도입된 연방정부의 외국인 주택 구매 금지 조치는 내년 1월 1일 종료될 예정이다. 그러나 연방정부는 이를 연장할지 여부를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마이크 모팻 오타와대 경제학자 겸 ‘미싱 미들 이니셔티브(Missing Middle Initiative)’ 창립 디렉터는 이 조치가 주택시장에 미친 영향이 크지 않았다는 증거가 적다고 지적했다.

 

“지역 문제에 전국적 규제 적용”

 

모팻은 CTV ‘유어 모닝’과의 인터뷰에서 외국인 투자가 캐나다 전역에 고르게 분포한 것이 아니라 토론토와 밴쿠버 등 일부 지역에 집중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외국인 구매 제한이 시행될 당시에는 이미 주택시장이 냉각되기 시작한 상황이었다.

그는 외국인 투자 문제가 사실상 일부 지역에 집중돼 있었는데도 전국적인 규제를 도입했고, 시행 시점도 너무 늦어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 정책이 국내 투자자들의 역할과 빈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미 시행되고 있던 제도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규제만 늘고 효과는 미미

 

모팻은 일부 국내 투자자들도 콘도미니엄을 매입한 뒤 비워 두는 방식으로 투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각 지방정부가 외국인과 국내 투자자의 빈집 보유를 억제하기 위해 이미 빈집세를 도입하고 있었던 만큼 새로운 규제가 중복됐다는 것이다.

그는 외국인과 국내 투자자가 콘도미니엄을 구입한 뒤 비워두는 문제를 억제하기 위한 기존 제도가 있었는데도 또 다른 규제를 추가하면서 행정 절차만 복잡해졌을 뿐 실질적인 성과는 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구매 금지, 계속해야 하나

 

금지 조치의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모팻은 오히려 규제를 예정대로 종료하는 것이 가장 간단한 선택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의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데다 캐나다로 이주하려는 인재들이 주거지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게 만드는 부작용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방정부가 금지 조치를 유지하기로 한다면 신축 주택에 대해서는 외국인 구매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수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외국인이 새로 지어진 주택을 구매할 경우 기존 주택의 수요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주택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모팻은 외국인의 신축 주택 투자를 허용하는 호주의 사례를 그 예로 들었다.

 

수요 억제보다 주택 공급 확대가 우선

 

모팻은 당장 외국인 투자자들이 캐나다 주택시장으로 대거 돌아올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향후 시장 여건이 개선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현재 집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캐나다인들에게 더 시급한 문제는 외국인 수요가 아니라 주택 공급 부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캐나다에 무엇보다 더 많은 주택 공급이 필요하다며, 소규모 가족용 주택에 대한 HST를 없애고 개발부담금을 낮추는 등의 정책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제시했다.

이 같은 정책은 기존 주택에 대한 수요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신규 주택 공급을 직접 늘리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설명이다. 즉 건설 현장에 더 많은 삽을 투입해 실제 주택 건설을 늘리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가족들이 거주할 수 있는 적정 규모의 주택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공급 확대가 더욱 중요하다고 모팻은 강조했다. 가족용 주택 부족이 심화되면서 캐나다에서 자녀를 키우는 환경 자체가 갈수록 불편해지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