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인에게 가장 유용한 자산 증식 수단 가운데 하나가 바로 비과세저축계좌(TFSA)다. TFSA에서는 배당금과 자본이득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아 수십 년에 걸쳐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다만 자산을 쌓는 시기에는 도움이 됐던 투자 습관이 은퇴 이후에는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저축 기간과 은퇴 이후의 투자 목표가 달라지는 만큼 TFSA를 운용하는 방식도 이에 맞춰 바꿀 필요가 있다.

 

습관 1. 배당금은 무조건 자동 재투자

 

TFSA에서 자산을 불리는 가장 손쉬운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배당금 재투자다. 배당금을 현금으로 받는 대신 추가 주식을 매입하면 보유 주식 수가 늘어나고, 늘어난 주식에서 다시 배당금이 발생하면서 복리 효과를 키울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캐나다의 에너지 인프라 기업 엔브리지(Enbridge)다. 현재 배당수익률은 약 5.6% 수준이다. 장기간 엔브리지 주식을 모으면서 매번 배당금을 재투자하면 배당을 발생시키는 주식 수를 꾸준히 늘릴 수 있다.

자산을 축적하는 기간에는 합리적인 전략이다. 그러나 은퇴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은퇴 후에는 배당금 자체가 매달 생활비를 충당하는 중요한 현금 수입원이 될 수 있다.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다른 투자자산을 매도하면서 배당금까지 자동으로 재투자하는 것이 반드시 효율적인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은퇴가 가까워지면 배당금이 추가 주식을 사는 데 적합한지, 아니면 은퇴 생활비로 활용하는 것이 나은지를 매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습관 2. ‘최대 성장’만을 투자 목표로 삼는다

 

은퇴까지 수십 년이 남았다면 성장주에 투자해 자산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 중요한 목표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뱅가드 S&P 500 인덱스 ETF(VFV)는 수백 개의 미국 대형 기업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자산을 축적하는 기간에는 시장이 하락하더라도 꾸준히 투자하면서 이후 시장이 회복할 때 수익을 얻을 기회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은퇴가 시작되면 새로운 위험이 등장한다. 바로 ‘수익률 순서 위험(sequence-of-returns risk)’이다.

이는 은퇴 후 자산을 인출하는 시기에 시장이 급락할 경우 투자 포트폴리오의 수명이 예상보다 크게 짧아질 수 있는 위험을 말한다.

시장이 급락한 상황에서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돈을 인출하면 같은 금액을 확보하기 위해 더 많은 주식을 팔아야 할 수 있다. 장기간 하락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주식을 계속 매도하면 이후 시장이 회복할 때 수익을 낼 수 있는 주식 자체가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은퇴가 가까워지면 포트폴리오의 목표를 단순한 자산 성장에만 맞춰서는 안 된다. 안정적인 소득, 충분한 분산투자,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유동성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습관 3. 작은 세금 손실을 무시한다

 

TFSA는 캐나다 주식을 보유하는 데 매우 유용하지만 미국 주식을 담을 때는 주의해야 할 세금 문제가 있다.

미국은 TFSA를 은퇴 계좌로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TFSA에 미국 주식을 보유하면 배당금에 대해 미국의 원천징수세가 부과된다. 배당금이 TFSA 계좌에 들어오기 전에 세금이 먼저 빠져나가기 때문에 장기간 투자하면 그 차이가 누적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소비재 기업 프록터 앤드 갬블(Procter & Gamble)의 배당금에 적용되는 15% 원천징수는 자산을 축적하는 기간에는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은퇴 후 TFSA가 주요 소득원이 되면 배당금의 상당 부분을 그대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질 수 있다.

그렇다고 TFSA에서 미국 주식을 모두 피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미국 배당주를 RRSP와 같은 다른 은퇴 계좌에 보유하는 방법이 있다. TFSA와 달리 RRSP는 일반적으로 미국 배당금에 대한 15% 원천징수세가 면제된다.

 

지금 만든 TFSA 습관이 은퇴 후 소득 좌우

 

물론 위의 세 가지가 TFSA 투자자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포트폴리오 성장과 은퇴 이후 안정적인 소득을 위해 중요한 투자 원칙이다.

핵심은 자산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됐던 투자 습관도 포트폴리오가 실제 소득을 만들어내기 시작하면 바꿔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TFSA는 장기적으로 자산을 증식하기에 매우 유용한 계좌다. 지금 어떤 방식으로 TFSA를 운용하느냐에 따라 은퇴 후 이 계좌에서 매달 얼마의 소득을 꺼내 쓸 수 있을지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