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토론토 주택 78.1%가 최종 호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호가보다 비싸게 팔린 주택은 18.7%에 그쳐

토론토 지역 주택 시장에서 매도자가 제시한 호가가 다시 협상의 출발점으로 돌아가고 있다. 매물이 늘어나면서 선택권을 확보한 바이어들이 가격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거나, 원하는 가격이 나오지 않으면 거래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호가가 과거처럼 경쟁 입찰을 유도하기 위한 기준점이라기보다 매수자와 매도자가 협상하기 위한 출발점에 가까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를 시장이 약해졌다기보다 오히려 과열됐던 시기를 지나 보다 합리적인 구조로 돌아가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7월 주택 78.1%가 호가보다 싸게 거래

 

부동산 매물·거래 분석업체 하우스시그마(HouseSigma)에 따르면 지난 7월 토론토 지역에서 거래된 주택의 78.1%가 최종 호가보다 낮은 가격에 팔렸다. 반면 호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된 주택은 18.7%에 그쳤다.

전체 거래의 중간값을 기준으로 보면 실제 거래가격은 호가보다 2.8% 낮았고, 금액으로는 약 2만3000달러 낮았다. 호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된 주택만 따로 보면 할인폭의 중간값은 3만 달러, 3.7%에 달했다.

이는 주택 시장이 극도로 과열됐던 2022년 2월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다. 당시에는 토론토 지역 주택의 86.1%가 호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그러나 하우스시그마 자료를 장기적으로 살펴보면 현재 상황이 반드시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과거의 일반적인 시장 흐름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난다.

2011년 7월에도 토론토 지역 주택의 78.1%가 호가보다 낮은 가격에 팔렸고, 2009년 7월에는 그 비율이 78.7%였다.

2003년 이후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2026년 7월은 호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된 주택 비율에서 24개 연도 가운데 11위에 해당한다. 말 그대로 중간 수준이다. 특히 2003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7월에는 주택의 78~89%가 호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진짜 예외는 주택시장 과열기

 

오히려 예외적인 시기는 최근의 주택 붐이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는 매물 부족과 폭발적인 수요가 맞물리면서 호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일이 일상적으로 나타났다.

토론토지역부동산협회(TRREB)의 제이슨 머서 최고정보책임자는 당시와 지금의 수급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2021~2022년에는 기록적이거나 기록에 가까운 수요가 몰린 반면 매물은 크게 부족해 바이어들 사이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지금은 정반대 상황이라는 것이다.

TRREB 자체 통계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 지난 7월 평균 거래가격은 호가의 97.3% 수준이었다. 반면 2021년 7월에는 이 비율이 103%에 달했다.

 

콘도, 호가보다 싸게 팔릴 가능성 가장 높아

 

주택 유형별로는 콘도가 호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될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하우스시그마에 따르면 7월 콘도 거래의 83%가 호가보다 낮은 가격에 이뤄졌다. 단독주택은 약 78%, 세미디태치드와 타운하우스를 포함한 연결형 주택은 72.6%가 호가보다 낮게 거래됐다.

고가 주택으로 갈수록 가격 조정 폭은 더욱 커졌다.

200만 달러 이상 주택의 경우 무려 86.4%가 호가보다 낮은 가격에 팔렸다. 실제 거래가격의 중간값도 호가보다 5.55% 낮아 모든 가격대 가운데 가장 큰 할인 폭을 기록했다.

반면 80만~150만 달러 가격대에서는 약 75%가 호가보다 낮게 거래됐다. 이 가격대의 중간 할인율은 2.34~3.01% 수준이었다.

 

고가 주택은 매수자 줄고 재고는 늘어

 

부동산 중개업계는 특히 고가 주택 시장에서 매수자와 매도자 사이의 가격 조정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히프스 에스트린 부동산팀의 케일리 힙스 대표는 토론토 로즈데일 지역의 최근 거래 사례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록스버러 드라이브에 위치한 한 주택은 2025년 7월 처음 780만 달러에 매물로 나왔다. 이후 1년 동안 여러 차례 가격을 낮췄고, 올해 7월에는 호가가 539만9000달러까지 떨어졌다. 이 주택은 결국 8월 485만 달러에 거래됐다.

고가 주택 시장에서 경쟁하는 매수자가 과거보다 줄어든 반면, 시장에 나와 있는 재고는 과거보다 많아졌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다만 호가보다 낮게 팔렸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주택이 시장가치보다 싸게 거래됐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호가는 가격 책정과 마케팅 전략의 일부이기 때문에 비슷한 주택이라도 처음 제시하는 가격이 크게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똑같은 주택 두 채가 각각 150만달러와 175만달러에 매물로 나왔다고 가정하면, 첫 번째 주택은 경쟁이 붙어 160만달러에 팔리고 두 번째 주택은 165만달러에 팔릴 수 있다. 이 경우 두 번째 주택은 호가보다 10만 달러 낮게 팔렸지만 첫 번째 주택보다 실제 거래가격은 5만 달러 높다.

결국 중요한 것은 호가보다 싸게 팔렸느냐가 아니라 실제 시장가치보다 싸게 거래됐느냐는 것이다.

 

“바이어의 가장 큰 힘은 거래를 포기할 수 있다는 것”

 

현재 주택 시장에서 바이어가 갖고 있는 가장 큰 협상력은 원하지 않는 가격이면 거래 자체를 포기할 수 있다는 데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매물이 얼마든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바이어일수록 특정 주택에 감정적으로 매달릴 가능성이 낮아진다. 이는 자연스럽게 가격 협상에서 바이어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그러나 이 같은 바이어의 협상력이 앞으로 계속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7월 들어 토론토 주택시장에서는 거래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신규 매물이 감소하면서 시장의 균형이 조금씩 매도자 쪽으로 이동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머서 최고정보책임자는 신규 매물이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거래가 유지되거나 증가한다면 바이어들 사이의 경쟁이 다시 심해질 수 있으며, 그 결과 현재의 협상력이 점차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어는 돌아왔지만 가격에는 더 까다로워졌다

 

현재 매도자들은 바이어가 시장에 다시 등장했지만 가격에는 훨씬 더 까다로워진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하우스시그마의 토론토 지역 중개인 새미 콘은 일부 지역에서 거래 활동이 살아나고 있지만 바이어들이 여전히 강하게 가격을 협상하고 있으며, 자신들이 납득할 만한 가격이 나올 때만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콘은 토론토 트리니티 벨우즈 지역에 있는 1280제곱피트 규모의 침실 2개+덴 구조 콘도의 매도자를 대리했다.

이 콘도는 지난 5월 109만 8000달러에 매물로 나왔지만 첫 며칠 동안 집을 보러 온 사람은 불과 3~4명에 그쳤다.

매도자들은 100만 달러 이하 주택을 찾는 바이어를 끌어들이기 위해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호가를 99만 5000달러로 낮췄다.

가격을 내리자 문의와 방문이 크게 늘었고, 이 콘도는 며칠 뒤 98만 5000달러에 거래됐다.

 

“현실적인 가격과 겸손함이 거래 성사시켜”

 

매도자들은 더 이상 2021~2022년과 같은 강력한 매도자 우위 시장에서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었다. 당초 호가가 시장의 관심을 끌지 못하자 신속하게 대응한 것이 거래 성사로 이어졌다.

현재 시장에서는 과거처럼 높은 가격을 고집하며 바이어의 경쟁을 기다리기보다 시장 상황에 맞춰 가격을 조정하는 전략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콘은 결국 지금 시장에서 거래를 성사시키는 핵심은 “현실적인 가격과 약간의 겸손함, 그리고 시장에 맞서기보다 시장의 흐름에 맞춰 움직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론토 주택시장에서 호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주택이 10채 중 8채에 육박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약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최근 몇 년간의 과열된 주택시장과 비교하면서 시장이 무너졌다고 보기보다, 바이어와 매도자가 다시 가격을 놓고 협상하는 보다 전통적인 시장으로 돌아가는 과정으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