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생활비와 각종 비용 상승으로 가계 부담이 커지면서 캐나다인 3명 중 1명이 돈을 아끼기 위해 보험 보장 범위를 줄이거나 보험 가입을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D은행이 화요일 발표한 TD보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3%가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현재 가입한 보험의 보장 범위를 축소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답했다.

TD보험의 일반보험 담당 부사장 크리스틴 길은 식료품과 주거비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비용이 계속 오르면서 가계가 보험을 포함한 각종 지출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예상치 못한 지출 한 번에 저축 계획 흔들려

 

캐나다인들의 경제적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응답자의 56%는 예상하지 못한 지출이 단 한 번만 발생해도 어려운 재정적 선택을 해야 할 수 있다고 답했다. 또 71%는 갑작스러운 지출 한 번으로 수개월 동안 이어온 저축 목표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젊은 세대에서 보험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Z세대 응답자의 55%는 가계 예산에 가해지는 압박을 줄이기 위해 보험 가입이나 보장 수준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Z세대 가운데 약 58%는 보험에 가입해 있지만 보험 내용을 다시 검토하는 것을 미루고 있다고 답했다. 44%는 보험 상품과 조건을 이해하기가 지나치게 ‘복잡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테크 기업 폴리시미(PolicyMe)의 앤드루 오스트로 최고경영자(CEO)는 젊은 캐나다인들이 당장 발생하는 비용과 수년 뒤 발생할지 모르는 위험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세와 식료품비, 교통비, 부채 상환액 등이 급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수록 보험은 가장 쉽게 뒤로 미룰 수 있는 지출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특히 아직 모기지를 부담하거나 자녀 또는 배우자가 소득에 의존하지 않는 젊은 층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

 

젊을 때 보험 가입하면 비용 절감 효과도

 

전문가들은 오히려 젊고 건강할 때 필요한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포레스터스 파이낸셜(Foresters Financial)의 최고상업책임자 안드레아 프로사드는 젊을 때 비교적 저렴한 보험료로 보장을 확보하고, 공동대출자의 부담을 보호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가족의 재정적 안전망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이나 부상으로 일을 할 수 없게 될 경우 장애보험이나 중대질병보험은 소득 손실을 보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런 보장이 없다면 그동안 모아둔 저축이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 보장 내용 제대로 아는 사람 드물어”

 

보험에 대한 이해 부족은 젊은 층만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84%는 자신이 가입한 보험이 정확히 무엇을 보장하고 무엇을 보장하지 않는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예상하지 못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현재 가입한 보험이 자신을 충분히 보호해 줄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한다는 응답도 62%에 달했다.

그렇다고 보험 가입을 중단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TD보험의 길 부사장은 보험이 현재 소유하고 있는 재산을 보호하는 동시에 예상하지 못한 사고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필요한 보장이 없다면 사고가 발생했을 때 다른 목적을 위해 마련해 둔 저축을 꺼내 써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 내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궁금한 부분을 보험사에 확인해 현재 자신의 상황에 맞는 보장인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주택 소유자라면 보험 중단은 더 큰 위험

 

특히 주택 소유자들은 보험료를 아끼기 위해 보험을 중단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

캐나다보험국(IBC)의 대변인 브렛 웰트먼은 주택보험이 없을 경우 모기지 금융 자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택에 보험이 없다면 화재나 폭풍, 우박 등으로 발생한 모든 피해 비용을 집주인이 직접 부담해야 한다. 주택에서 다른 사람이 다쳐 법적 책임을 지게 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결국 보험을 줄여 당장 몇 달러를 아끼려다 수만 달러 이상의 손실을 감당해야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보험료 낮추려면 ‘비교 쇼핑’부터

 

캐나다의 보험료 역시 최근 계속 오르고 있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캐나다 주택 소유자들이 부담한 주택 및 모기지 보험료는 1년 전보다 3.9% 상승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상승폭이 더욱 컸다. 특히 앨버타와 캐나다 대서양 연안 일부 지역에서는 보험료가 두 자릿수 비율로 오른 주택 소유자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료 부담을 낮추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하는 것이다.

캐나다보험국은 보험 가입 시 할인 혜택을 확인하고 여러 보험 상품을 하나로 묶는 ‘번들링’을 활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다면 현재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보험사에 주택보험 견적을 함께 요청하는 방법도 있다. 많은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과 주택보험을 함께 가입할 경우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보험료를 매월 또는 분할 납부하기보다 연간 단위로 한꺼번에 납부하는 것도 방법이다. 분할 납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서비스 비용이나 이자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요 없는 보험은 무엇인지도 따져봐야”

 

보험료 자체를 낮추는 것 못지않게 현재 자신에게 실제로 필요한 보험이 무엇인지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오스트로 CEO는 생명보험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필요한 상품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생명보험은 기본적으로 가입자의 소득에 의존하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자신의 소득에 의존하는 가족이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부양해야 할 가족이 없고 다른 사람이 떠안게 될 부채도 없다면 생명보험에 대한 필요성이 생각보다 낮을 수 있다. 다만 젊고 건강할 때 가입하면 향후 더 높은 보험료를 피하면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장기간 보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높은 생활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보험은 가계가 가장 먼저 줄이고 싶은 지출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다. 하지만 보험료를 단순히 비용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예상하지 못한 사고로부터 가계의 자산과 소득을 지키는 안전망으로 보고, 불필요한 보장은 줄이되 꼭 필요한 보장은 유지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