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훈풍 속 미 증시 혼조세…마이크론 급등·애플은 가격 인상 여파로 하락
미국 증시가 25일 인공지능(AI) 관련 종목들의 등락이 엇갈리는 가운데 혼조세를 나타냈다.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급등한 반면, 애플은 주요 제품 가격 인상 소식에 하락하며 지수를 압박했다.
이날 오후 2시 24분(미 동부시간) 기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0.3% 상승했다. 장 초반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지만 결국 강보합권을 유지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27포인트(0.4%) 올랐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1% 하락했다.
마이크론 16% 급등…AI 수요 기대 재점화
이날 시장의 관심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에 집중됐다.
컴퓨터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인 마이크론은 최근 분기 실적에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매출과 순이익을 기록했다. 또한 이번 분기 성장 전망도 월가 예상보다 강하게 제시했다.
이에 따라 주가는 16.6% 급등했다.
마이크론 주가는 올해 들어 이미 267% 상승한 상태여서 지나친 고평가 우려가 제기돼 왔지만, 이번 실적 발표는 이러한 우려를 상당 부분 완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AI 관련 종목들은 주가 상승 속도를 기업 실적이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로 조정을 받아왔다.
그러나 마이크론의 실적은 AI 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 열기가 여전히 강력하다는 점을 다시 확인시켜 줬다.
퀄컴도 성장 전망 상향
반도체 기업 퀄컴 역시 AI 시대 확대에 따른 수혜를 강조하며 성장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퀄컴은 스마트폰 사업 외 데이터센터 부문 등을 포함한 비핸드셋 매출이 2029회계연도에 4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기존 목표의 약 두 배 수준이다.
이 같은 발표에 힘입어 퀄컴 주가는 6.9%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관련 인프라 투자에 막대한 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애플, 제품 가격 인상에 주가 하락
반면 애플은 주요 제품 가격 인상 발표 이후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애플은 맥(Mac) 컴퓨터를 포함한 여러 제품 가격을 15~20% 인상했다.
컴퓨터 메모리와 저장장치 가격 상승으로 제조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소비자 수요 둔화 우려가 제기되면서 애플 주가는 4.5% 하락했다.
애플은 이날 S&P 500 지수 하락 압력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종목으로 꼽혔다.
물가 지표 안정에 국채금리 하락
주식시장은 채권시장의 금리 하락으로 일부 지지력을 얻었다.
이날 발표된 미국 물가 지표는 대체로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미국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률은 4월 3.8%에서 5월 4.1%로 높아졌지만, 투자자들은 최근 국제유가 하락이 향후 물가를 안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는 이날 배럴당 75.36달러로 2% 상승했다.
다만 이는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던 수준과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가격이다.
장중에는 전쟁 이전 수준인 72달러 안팎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국채금리 안정…인플레이션 우려 완화
유가 안정세에 힘입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 4.41%에서 4.39%로 소폭 하락했다.
이달 초 기록했던 4.56%와 비교하면 상당 부분 낮아진 수준이다.
애넥스 웰스 매니지먼트의 수석 경제전략가 브라이언 제이컵슨은 “휘발유 가격이 계속 하락한다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역시 함께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최근 전 세계 채권시장은 인플레이션 우려로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주택담보대출과 기업 대출 금리를 끌어올려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으며, 특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성장주와 AI 관련 종목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시아 증시는 AI 랠리 지속
해외 증시에서는 아시아 시장이 강세를 보였다.
한국 코스피 지수는 AI 관련 종목 급등에 힘입어 5.4% 상승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13.1% 급등하며 시장 상승을 주도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도 4.6% 올랐고, 영국 FTSE100 지수는 0.7% 상승했다.
반면 홍콩 항셍지수는 1.4% 하락하며 주요 시장 가운데 유일하게 약세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AI 산업에 대한 투자 열기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높은 밸류에이션과 금리 부담이 공존하면서 당분간 관련 종목들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