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금융감독당국, 국내 안정성 완충자본 비율 3%로 인하…대형은행 대출 여력 확대
캐나다 연방 금융감독당국이 국내 안정성 완충자본(Domestic Stability Buffer·DSB) 비율을 3.5%에서 3.0%로 인하했다. 이에 따라 캐나다 6대 은행은 자본 운용에 있어 보다 큰 유연성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캐나다 금융감독청인 Office of the Superintendent of Financial Institutions(OSFI)은 이번 조정이 2023년 6월 이후 처음 이뤄진 국내 안정성 완충자본 변경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기준은 6월 19일부터 적용된다.
감독당국은 또한 완충자본 비율의 허용 범위를 기존 0~4%에서 0~3%로 축소했다.
피터 라우틀리지 금융감독청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 안정성 완충자본의 수준과 상한선을 동시에 낮춤으로써 캐나다 은행권이 초과 자본을 활용해 새로운 경제적 기회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공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형은행 자본 여력 확대…대출 및 투자 촉진 기대
국내 안정성 완충자본은 경제 충격 발생 시를 대비해 대형 은행들이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하는 자본의 일부다. 이 제도는 캐나다의 6대 시스템적 중요 은행(Systemically Important Banks)에 적용된다.
완충자본 비율이 낮아지면 은행들은 더 많은 자금을 대출과 투자에 활용할 수 있게 되며, 이는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라우틀리지 청장은 캐나다 주요 은행들이 이번 조치로 확보한 자본을 활용해 구조적 변화가 진행 중인 경제 환경에서 국내 투자 확대에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위기 신호 아닌 선제적 조치”
보험·자산운용사인 iA Financial Group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세바스티앙 맥마혼은 이번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금융감독당국이 선제적으로 움직였다고 평가하며 “이번 조치는 캐나다 대형 은행들이 자본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며 “이는 상당히 긍정적인 변화이며 금융권의 위기를 의미하는 신호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OSFI는 은행들의 재무 건전성이 충분히 강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경제가 구조적 변화를 겪는 시점에서 규제를 통해 대출과 투자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에는 현행 수준 유지
국내 안정성 완충자본은 매년 6월과 12월 정기적으로 검토되지만 필요할 경우 수시로 조정될 수 있다.
앞서 2025년 12월 OSFI는 완충자본 비율을 3.5%로 유지한 바 있다. 당시 라우틀리지 청장은 “경제 상황이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카니 정부 경제 활성화 전략과 맞물려
이번 조치는 Mark Carney 총리가 캐나다 경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불어넣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는 시점에 나왔다.
카니 총리의 경제 전략은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무역 다변화를 추진하기 위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한 국가적 규모의 핵심 프로젝트에 대한 심사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기 위해 전담 기구도 설립한 상태다.
맥마혼은 “정부가 대형 국가 프로젝트 추진의 물꼬를 틀 수는 있지만 결국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기업들이 투자에 나서고 차입에 대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를 통해 기업들의 차입 의욕 자체를 높일 수는 없지만 최소한 신용 공급 측면에서는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관건은 기업들의 대출 수요
이제 중요한 것은 기업들이 실제로 자금을 빌릴 의향이 있는지, 그리고 연방정부와 각 주정부가 금융기관이 투자할 만한 충분한 프로젝트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여부라고 맥마혼은 분석했다.
그는 만약 이번 자본 완화 조치로 풀린 자금이 일부 대형 은행의 자사주 매입에 사용된다면 이는 여전히 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약하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자사주 매입은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은행들이 확보한 자본이 기업대출 증가로 이어진다면, 이번 정책은 금융감독당국이 의도한 목적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