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보다… 내 집 마련 택하는 캐나다 젊은층 늘어난다
캐나다에서 주택 구입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화려한 결혼식 대신 내 집 마련을 우선시하는 젊은 부부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설문조사에서는 상당수의 예비 부부들이 결혼식을 축소하거나 미루더라도 주택 계약금 마련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조사됐다.
캐나다 부동산업체 로열 르페이지(Royal LePage)가 실시한 새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2%는 주택 다운페이먼트를 마련하기 위해 결혼식을 포기하거나 대폭 축소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또 전통적인 결혼 선물 대신 주택 계약금을 위한 현금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79%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결혼식보다 집이 먼저”
온타리오주 키치너에 거주하는 재스민 레이쿠스는 실제로 결혼 계획을 미루고 주택 구입을 선택한 사례다. 그는 파트너와 함께 안정적인 미래를 위해 우선 집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레이쿠스는 “지금 집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결혼식은 나중으로 미뤄질 수 있지만 함께 한 도시에서 생활하며 삶을 꾸려갈 수 있다는 점이 더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캐나다에서 결혼식 비용은 수만 달러에 이를 정도로 크게 상승한 반면, 일부 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이전보다 매수자에게 다소 유리한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금이 집 살 기회” 인식 확산
로열 르페이지 시그니처 리얼티의 톰 스토어리는 현재 시장 상황을 기회로 여기는 젊은층이 많다고 분석했다.
스토어리는 “많은 사람들이 지금이 원하는 집, 혹은 원하는 수준에 가까운 집을 살 수 있는 순간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그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젊은층 사이에서 콘도나 첫 주택을 ‘자산 형성의 첫 단계’로 보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값비싼 결혼식보다 부동산 자산 축적과 자기자본 형성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정부 지원제도도 영향
연방정부의 지원 정책 역시 젊은 세대의 주택 구입 의지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스토어리는 “캐나다 정부는 2023년 첫 주택 저축계좌(FHSA)를 도입했는데, 이 제도는 납입 시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고 계좌 내 투자 수익도 비과세로 성장하는 매우 유리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집값이 과거보다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결혼식 비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커플들이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기념하는 방식 자체를 다시 고민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레이쿠스 역시 “이번 결정은 내 미래뿐 아니라 우리 두 사람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며 “우리에게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캐나다 젊은층 사이에서는 사랑의 약속을 상징하는 결혼식장 입장보다, 첫 집의 현관문을 함께 여는 일이 더 중요한 목표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