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락에 美 증시 반등… 장 초반 하락세 모두 만회
국제유가가 장중 급반락하면서 미국 증시가 초반 하락세를 모두 털어내고 상승 마감 흐름을 이어갔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라 국제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금융시장은 유가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21일뉴욕증시에서 S&P500 지수는 0.2% 상승하며지난주기록한사상최고치에다시근접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미동부시간오후 2시30분기준 351포인트(0.7%) 올랐고, 나스닥종합지수도 0.2% 상승했다.
이날 증시는 국제유가 흐름에 따라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브렌트유는 오전 한때 배럴당 109달러를 돌파하며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자극했지만, 이후 상승폭을 모두 반납한 뒤 장중 2% 하락한 102.93달러까지 밀렸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에 국제유가 ‘롤러코스터’
국제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배경에는 이란과의 전쟁 장기화 가능성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불확실성이 자리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원유 운반선들이 페르시아만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전 세계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유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이날 오후 들어 유가가 진정세를 보이자 채권시장에서 높아졌던 긴장감도 일부 완화됐다.
최근 미국 국채 금리는 세계 경제 성장 둔화 우려를 키울 정도로 급등해 왔다. 높은 금리는 주식과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 가격에 부담을 주고 있으며, 미국 장기 모기지 금리를 지난해 여름 이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또최근미국경제성장세를떠받쳐온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투자확대에도부담이될수있다는우려가제기되고있다.
미국 10년물국채금리는이날오전한때 4.63%에근접했지만, 국제유가가반락한이후 4.55% 수준으로내려왔다. 이는전날마감치인 4.57%와비교해낮아진수준이며, 이틀전기록했던 4.67%보다는크게하락한것이다.
중소형주·항공주 강세… 유가 하락 수혜
금리 하락의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는 중소형주가 꼽혔다. 자금 조달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들은 금리 부담이 완화될 경우 상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미국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 지수는 1.2% 급등하며 주요 지수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유가 하락에 따른 연료비 부담 완화 기대감으로 항공주도 강세를 나타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2.8% 상승했고, 아메리칸항공은 3.6% 올랐다.
의류업체 랄프로렌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주가가 15% 급등했다.
반면 엔비디아는 기대 이상의 실적과 매출 전망을 내놓고도 1.5%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비중이 워낙 커서 월가 전체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종목으로 꼽힌다.
“AI 인프라확장가속”… 엔비디아는 차익실현 매물
엔비디아는 최근 분기 실적에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과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이번 분기 매출 전망 역시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프라 확장인 AI 공장 구축이 놀라운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미 이 같은 호실적과 낙관적 전망이 어느 정도 주가에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비디아 주가는 장중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 끝에 결국 약세로 마감 방향을 잡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지난 1년간 약 70% 급등한 엔비디아 주식에 대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같은 기간 S&P 500 상승률은 27% 수준이었다.
또 AI 산업전반이지나치게고평가됐다는지적과함께, 엔비디아가자사칩을사용하는기업들에직접지분투자까지확대하면서산업구조가순환적이라는비판도제기되고있다.
월마트 실적 전망 부진… 소비 위축 우려 확산
월마트는 실적 발표 이후 6.8% 급락했다.
매출은 시장 기대를 웃돌았지만, 향후 수익 전망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최근 미국 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으로 실질 구매력이 약화되면서 소비에 더욱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경제 전망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S&P글로벌이발표한미국기업활동예비조사에서도이같은분위기가반영됐다.
서비스업 성장세는 예상 밖으로 다소 둔화된 반면 제조업 성장률은 시장 전망을 웃돌았다.
크리스 윌리엄슨 S&P 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동 전쟁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기업 조사에서 점점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 고용시장은 여전히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별도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예상과 달리 감소해 해고 규모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아시아 증시는 혼조… 한국 증시 8% 급등
해외 증시는 지역별로 엇갈린 흐름을 나타냈다.
유럽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고, 아시아 증시는 국가별 차별화가 두드러졌다.
한국 코스피 지수는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8.4% 폭등했다. 삼성전자는 노조와 사측이 파업을 피하는 합의에 도달하면서 8.5% 급등했고, 엔비디아 협력업체인 SK하이닉스도 11.2% 치솟았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3.1% 상승한 반면, 홍콩 증시는 1%, 중국 상하이 증시는 2%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