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름값이 다시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주유소 전광판 숫자가 빠르게 올라가는 가운데, 유가 상승의 여파는 단순히 차량 연료비에만 그치지 않고 식료품·교통·배송비·항공권 가격까지 광범위하게 번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유가 충격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가계가 현실적인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동발 유가 충격…캐나다 물가 다시 자극

 

올해 3월 이후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캐나다 소비자 물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휘발유 가격은 전월 대비 21.2% 급등하며 역대 최대 월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캐나다 인플레이션율도 2.4%로 올라서며 그동안 이어졌던 물가 둔화 흐름이 다시 반전됐다.

연방정부는 지난 4월 20일부터 휘발유·디젤·항공유에 대한 연방 연료 소비세를 9월 7일까지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이에 따라 리터당 약 10센트의 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했지만, 전문가들은 이는 제한적인 완화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일부 분석에 따르면 현재 수준의 고유가가 이어질 경우 캐나다 운전자들은 올해 연료비로 평균 1600달러를 추가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주유소만의 문제가 아니다”…생활 전반으로 번지는 부담

 

유가는 단순히 자동차 연료 가격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디젤, 항공유, 비료, 플라스틱, 물류 운송비 등 거의 모든 산업의 핵심 원가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 중앙은행 역시 최근 기준금리를 2.25%로 동결하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식료품과 서비스 물가로 확산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충격이 공급망을 거쳐 실제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보통 2~3개월 정도 걸린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향후 여름철까지 식료품 가격과 외식비, 교통비 상승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교통비부터 점검해야…“작은 변화가 큰 절약”

 

전문가들은 가계가 가장 먼저 조정할 수 있는 항목으로 교통비를 꼽는다.

여러 용무를 한 번에 처리하거나 카풀을 활용하고, 과속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연료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시속 100 km 이상에서는 연비가 급격히 떨어진다.

차량이 두 대 이상인 가정은 연비가 좋은 차량 사용을 우선 고려하고, 하이브리드나 전기차 보유자는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출퇴근자들의 경우 대중교통이나 자전거 이용, 재택근무 확대 등을 통해 주행 횟수를 줄이는 것도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된다. 현재 유가 수준에서는 한 달에 한 번만 주유를 줄여도 약 80~100달러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보다 현금흐름 관리 우선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기에 가장 위험한 행동 중 하나로 신용카드 부채 확대를 지적한다.

연료비와 식료품비 부담이 커졌다고 해서 기존 RRSP나 TFSA 납입액을 유지한 채 부족분을 카드 사용으로 메우는 것은 장기적으로 더 큰 재정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가계 저축률은 4.7%까지 낮아졌다. 상당수 가계가 예상치 못한 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우선순위를 ▲필수 지출 유지 ▲3~6개월치 비상자금 확보 ▲고금리 부채 상환 ▲장기 투자 순으로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단기적으로 현금 여유가 부족하다면 TFSA 납입을 잠시 줄이는 것이 연 20% 수준의 신용카드 이자를 감당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강조했다.

 

식료품비 추가 상승 가능성…“미리 대비해야”

 

식료품 물가 역시 이미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3월 기준 식료품 가격은 전년 대비 4.4% 상승했다.

특히 장거리 운송이 필요한 신선식품일수록 향후 가격 압박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할인 품목과 제철 식재료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하고, 육류 등을 대량 구매해 냉동 보관하는 방식이 실질적인 절약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포인트 적립 프로그램이나 멤버십 할인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계획 없이 장을 볼 경우 주간 식료품비가 250달러까지 늘어나지만, 사전 계획을 세우면 200달러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포에 휩쓸린 결정은 금물”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시장 불안에 흔들려 성급한 재정 결정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뉴스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투자 자산을 급하게 매도하거나 장기 변동금리 모기지 계약을 서둘러 변경하는 행동은 오히려 손실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현재 유가가 결국 안정되고 내년 초에는 물가 상승률이 다시 2% 목표 수준으로 돌아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이는 기본 시나리오일 뿐 확정된 미래는 아니지만, 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이 당분간 현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 변동성을 고려해 이미 장기 재정 계획을 세워 둔 가계라면, 당장의 뉴스 흐름에 과도하게 반응하기보다는 기존 계획을 유지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현금흐름 관리가 핵심”

 

전문가들은 이번 유가 충격이 분명 가계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영구적인 생활비 구조 변화로 단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결국 위기를 잘 버티는 가계는 현금흐름을 조기에 관리하고, 장기 재정 계획은 유지하면서 교통비·식비·선택적 소비 지출에서 작은 절약을 꾸준히 실천하는 곳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충격에 휩쓸리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