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미국 관세 정책 여파에 긴장 고조…캐나다 중앙은행 “불확실성 이례적으로 높아”
중동에서 벌어진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과 미국의 통상 정책 불확실성이 캐나다 경제를 둘러싼 최대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캐나다 중앙은행(BoC)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 결정 과정에서 이 같은 위험 요인을 가장 크게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2.25% 4회 연속 동결
중앙은행이 기준금리(익일물 금리)를 2.25%로 네 차례 연속 동결한 가운데, 해당 결정의 논의 과정을 담은 의사록이 13일 공개됐다.
위원들은 우선 유가가 점차 완화되고, 인플레이션은 2026년 4월 약 3% 수준에서 정점을 찍은 뒤 2027년 초 목표치인 2%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복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캐나다 경제성장률은 2026년 1.2%, 2027년 1.6%, 2028년 1.7%로 점차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확대와 기업 투자 증가가 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유가·관세 변수에 따라 전혀 다른 시나리오”
다만 이러한 전망은 미국의 추가 관세 여부와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가 충격 지속 여부에 크게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해 장기간 높은 수준에 머물 수 있고, 이 경우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대로 미국이 추가적인 무역 제한 조치를 시행할 경우 경제 활동이 둔화되면서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오히려 금리 인하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시됐다.
위원회는 의사록에서 “캐나다의 성장과 물가 전망은 미국의 관세 정책이 현재 수준에서 유지된다는 가정과 중동 전쟁 전개에 따른 유가 하락 가능성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 압력 제한적…그러나 불확실성은 확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정학적 긴장과 무역 갈등이 경제 논의의 핵심 변수이긴 하지만, 실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예상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근원 인플레이션은 완만한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3월 기준 전체 물가 상승률은 2.4% 수준까지 올라갔지만 이는 주로 유가 상승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현재 캐나다 경제는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과잉 공급’ 상태에 놓여 있어, 기업들이 비용 상승분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은 2024년 여름 이후 중앙은행 목표치인 2% 부근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고용시장 역시 다소 약한 흐름을 보이면서 물가 전가 압력이 제한되고 있다는 평가다.
기업 투자 심리는 개선…하지만 비용 전가 가능성도 존재
중앙은행은 향후 캐나다-미국-멕시코 협정(CUSMA) 재협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매출 성장 기대와 투자 심리는 오히려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비용 상승을 예상하고 있으나, 수요 둔화로 인해 이를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앙은행의 1분기 기업 전망 조사에서도 기업 심리는 관세 충격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금융통화위원들은 경제 내 과잉 공급이 예상보다 적을 가능성과 함께, 소비자들이 가격 상승에 더욱 민감해진 상황에서는 기업들이 비용을 더 빠르게 가격에 반영할 위험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불확실성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
위원회는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망 병목 현상이 물가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광범위하게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금융통화위원들은 현재 캐나다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향후 경제 결과는 유가 충격과 관세 충격, 그리고 기타 외부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가 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현재로서는 중동 전쟁이 유가에 미치는 초기 영향을 일정 부분 제외하고 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이지만, 향후 상황 변화에 따라 중앙은행이 보다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위원회는 의사록에서 “상황 전개에 따라 필요할 경우 기민하게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