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침체를 겪었던 토론토 콘도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거래 부진과 프로젝트 취소가 이어졌던 시장에 최근 들어 일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바닥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토론토 다운타운 고밀도 지역인 포트요크(Fort York)에서 지난 2월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한 타일러 플로리안은 최근 시장 분위기를 “2017년 가격 수준과 비슷하다”는 부동산 중개인의 설명으로 표현했다.

29세 재정설계사인 그는 이전까지 부모와 함께 거주해 왔다. 그는 “다운타운에 살고 싶어서 당장 렌트를 할지, 아니면 1년 더 부모 집에 머물며 주택 구매를 위한 저축을 이어갈지 고민했었다”고 말했다.

플로리안은 첫 주택저축계좌(FHSA)와 RRSP 주택구입자 플랜(Home Buyers’ Plan), 여기에 금리 인하 효과까지 더해져 첫 부동산 구입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 진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시기인 것 같다”며 “지금이 완전한 바닥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매수하기에는 괜찮은 시점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셀러 마켓에서 바이어 마켓으로 급변”

 

부동산 중개인 토마스 델레스피에르는 토론토 콘도 시장이 불과 몇 년 전과 완전히 다른 구조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예전에는 2주도 안 돼 매물이 팔려나가는 셀러 마켓이었다면 지금은 콘도가 4~6개월씩 시장에 남아 있는 바이어 마켓”이라며 “구매자 선택권이 훨씬 커졌고 가격 협상도 가능해졌다. 반면 판매자 입장은 훨씬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거래는 늘었지만 가격은 여전히 하락

 

토론토지역부동산위원회(TRREB)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콘도 시장 침체가 완화되는 조짐은 일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토론토시 내 콘도 거래량은 105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4% 증가했다. 그러나 가격 하락세는 이어졌다. 평균 콘도 가격은 전년 대비 6.4% 떨어진 약 66만 5000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TRREB의 제이슨 머서 최고정보책임자(CIO)는 낮아진 가격과 차입 비용 감소가 시장 활동 회복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동안 주거 부담이 완화되기를 기다리며 관망하던 일부 수요자들이 다시 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규 공급 감소가 이어질 경우 향후에는 다시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토론토뿐 아니라 전국 콘도 시장도 조정

 

이 같은 흐름은 토론토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 온타리오 남서부 지역 대부분의 교외 도시에서도 가격과 거래량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토론토 북부 배리(Barrie)에 콘도를 보유한 바브 구글리엘미 부부는 드림하우스를 구입한 뒤 기존 콘도를 처분해 자금을 확보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약 6개월 동안 시장에 매물을 내놨다”며 “가격을 낮췄음에도 오퍼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해당 지역 유사 콘도 매물은 대부분 60만 달러 초반대에 거래됐는데, 이는 자신들이 구입했던 가격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었다.

구글리엘미는 “그 정도 손실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중개인의 제안으로 임대를 선택했지만, 현재는 임대 수익이 기대 이상이라 장기 보유 가능성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캐나다부동산협회(CREA)에 따르면 전국 주요 콘도 시장 대부분이 가격 조정을 겪고 있다.

광역토론토(GTA) 콘도 가격은 2022년 고점 이후 약 25% 하락했다. 광역밴쿠버 지역은 2023년 가을 고점 이후 약 10% 떨어졌으며, 캘거리는 앨버타 인구 증가세에 힘입어 2024년 9월 정점을 찍은 뒤 약 10% 하락했다.

반면 몬트리올은 지난 3년간 비교적 안정적이고 완만한 가격 상승세를 유지했다.

 

소형보다 넓은 평형 선호 뚜렷

 

토론토 지역 대형 개발업체인 Daniels Corporation은 현재 4개의 콘도 프로젝트를 건설 중이다. 회사 측은 시장 활황기에는 동시에 8~10개 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최근에는 시장 분위기가 크게 조용해졌다고 설명했다.

제이컵 코언 사장은 최근 콘도 수요 구조도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프로젝트 구성의 약 30%가 스튜디오 유닛이었지만 지금은 15% 수준”이라며 “원베드룸, 원베드룸 플러스 덴, 투베드룸, 더 넓은 평형 중심으로 공급 구성이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학생이나 사회 초년생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거를 원하는 수요층 때문에 스튜디오 수요 자체는 계속 존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규 착공 감소… 투자자 이탈도 부담

 

캐나다모기지주택공사(CMHC)는 지난해 토론토 주택 착공 건수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다세대 주택 프로젝트 감소폭이 컸다. 올해 4월 발표된 최신 보고서에서도 신규 착공 둔화 흐름은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업체 Urbanation에 따르면 올해 토론토에서는 최소 9개 콘도 프로젝트가 취소됐다. 판매 부진이 이어지면서 앞으로 취소 사례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머서는 “결국 현재 공급 물량은 시간이 지나면 시장에서 소화될 것”이라며 “사람들은 결국 거주할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Devron Developments의 포우얀 사파푸어 사장은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다. 회사는 올가을 로즈데일 지역 ‘1 말버러(1 Marlborough)’ 프로젝트의 프리세일을 시작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콘도 프로젝트는 전체 유닛의 약 70%가 판매돼야 금융 조달과 공사가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는 그 기준을 충족하기가 과거보다 훨씬 어려워졌다고 그는 설명했다.

특히 투자자 이탈이 시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언 사장은 “투자 목적 구매자들은 사실상 시장에서 완전히 빠져나갔다”며 “이제 개발업체들은 실제 거주 목적의 실수요자 중심으로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콘도를 구입하는 사람들은 실제로 그 건물에 거주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개발사들도 더 신중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파푸어 사장은 이러한 변화가 오히려 시장 정상화의 긍정적 신호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조정장의 숨은 긍정적 측면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