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중앙은행이 고유가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경우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음을 공식적으로 시사했다.

Tiff Macklem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는 4일 하원 재무위원회에 출석해 “에너지 가격 상승과 물가 압력이 지속될 경우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물가 2% 목표 유지…필요 시 즉각 대응”

 

맥클렘 총재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중앙은행의 기본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캐나다 중앙은행은 중장기적으로 물가를 2%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면서도 “현재는 불확실성이 매우 높고 다양한 시나리오가 가능한 상황인 만큼 통화정책은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망이 변화함에 따라 필요 시 즉각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다른 상품과 서비스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가까운 시일 내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에너지발 물가 확산이 핵심 리스크”

 

현재까지는 물가 상승이 주로 에너지 부문에 국한돼 있으며, 근원 물가는 비교적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맥클렘 총재는 “에너지 가격이 더 오르고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경우, 다른 재화와 서비스로 파급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시적인 가격 상승이 반복적인 물가 상승으로 전환될 경우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높은 금리는 대부분의 국민에게 부담이지만, 물가 상승이 통제 불능 상태로 고착되는 것이 더 큰 피해를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 동결 속 불확실성 확대

 

이번 발언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2.25%로 네 차례 연속 동결한 직후 나왔다.

중동 지역 갈등 심화로 인한 유가 상승이 캐나다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점도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물가 상승률은 1년 이상 2% 수준에서 안정세를 보였으나, 올해 2월 1.8%까지 둔화된 뒤 3월에는 2.4%로 다시 상승했다.

중앙은행은 기본 시나리오에서 물가가 4월 약 3%까지 상승한 뒤, 2027년 초 다시 2% 목표 수준으로 복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이는 국제 유가 하락을 전제로 한 것이다.

 

가계 인식도 “경기 둔화·물가 상승 우려”

 

중앙은행의 소비자 기대 조사에서도 이란 전쟁 이후 대부분의 가계가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을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앙은행은 현재까지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다른 품목으로 광범위하게 전이됐다는 증거는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맥클렘 총재는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 자체는 통제할 수 없지만, 물가 상승이 지속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물가는 상승했고, 이후 상승률은 둔화됐지만 가격 수준 자체는 여전히 높다”며 “이는 명확한 생활비 부담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식료품 가격·전반적 확산 여부 ‘관건’

 

함께 증언에 나선 캐롤린 로저스 부총재는 물가 확산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여러 지표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식료품 가격은 3월 기준 전년 대비 4.4% 상승해 주요 관찰 대상 중 하나로 꼽힌다.

그는 “식품 가격은 에너지 비용과 수입 구조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 변동성이 큰 항목”이라며 “유가 상승이 식품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초기 단계…유가 흐름이 변수”

 

맥클렘 총재는 아직 인플레이션이 전반적으로 확산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밝혔다.

그는 “유가 충격 초기 단계에서는 광범위한 물가 확산이 즉각 나타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향후 상황은 국제 유가 흐름과 기업들의 가격 전가 여부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향후 통화정책 방향은 에너지 가격이 얼마나 오래, 얼마나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느냐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