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콘도 시장이 급격히 냉각되면서 개발업체들이 보유 토지 활용 방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토지는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Mark Twain의 유명한 말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최근 캐나다 개발업계에서는 이미 보유한 토지조차 부담으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 토론토에서는 신규 콘도 프로젝트 착공이 단 한 건도 없을 정도로 시장이 얼어붙었다. 이는 최소 30여 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개발사들은 높은 보유 비용을 감당하며 토지의 대체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기다림의 시간”…보유 비용 부담 가중

 

약 12개 프로젝트를 중단한 Westdale Properties의 미첼 코언 최고 운영 책임자(COO)는 시장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프로젝트를 보류하는 데도 세금, 보안 비용, 금융 비용 등 상당한 비용이 든다”면서도 “부동산은 인내와 규율이 결합될 때 보상을 준다”고 강조했다.

현재와 같은 가격 하락 국면에서는 매각도 쉽지 않아, 상당수 개발사들이 토지를 팔기보다 보유를 선택하고 있다.

 

임대 전환 열풍 속 신중론 확산

 

일부 개발사들은 콘도 프로젝트를 임대주택으로 전환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된다.

코언은 “목적형 임대주택이 안전한 대안처럼 보이지만, 현재로서는 유일하게 선택 가능한 옵션일 뿐”이라며 “섣부른 판단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임대 시장에서도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Urbanation Inc.에 따르면, 광역 토론토·해밀턴 지역에서 2000년 이후 완공된 안정화 건물의 공실률은 올해 1분기 5.4%로, 2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신규 임대 프로젝트의 약 3분의 2가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으며, 절반 가까이는 두 달 무료 임대를 제시하는 등 수요 둔화 압박이 커지고 있다.

 

창고·피클볼장 등 ‘임시 활용’ 확산

 

이 같은 상황에서 개발사들은 토지의 단기 활용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최근 Brookfield Property Partners와 Larco Investments는 토론토 영·블루어 지역의 옛 백화점 부지를 일부 셀프스토리지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코언은 이를 두고 “시장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피클볼장이나 푸드트럭 운영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이 가능하다며 “큰 수익을 내지는 못하지만, 공터로 방치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설명했다.

 

토지 거래 급감…가격은 고점 대비 50% 하락

 

토지 거래 역시 급감한 상태다.

어버네이션의 숀 힐데브랜드 대표는 “거래 자체가 드문 상황이며, 거래가 이뤄지더라도 건축 가능 면적 기준 가격이 고점 대비 약 50% 하락했다”고 밝혔다.

2025년 4분기 기준 광역 토론토 지역 토지 거래 총액은 약 7억 6200만 달러로, 5년 평균(17억 4000만 달러) 대비 56% 감소했다.

또한 2024년 이후 약 1만 1500가구 규모의 콘도 프로젝트가 취소됐으며, 이 중 약 4000가구가 임대주택으로 전환된 것으로 집계됐다.

 

“대형 프로젝트 대신 중층 개발로”

 

현재 시장은 자금력이 풍부한 대형 개발사에 유리한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힐데브랜드는 “초고층 콘도보다는 자본 부담이 적은 중층 개발이 늘어날 것”이라며 “토지를 매각하는 경우는 대부분 재무적 압박 상황에 놓인 사례”라고 분석했다.

Colliers의 캐나다 리서치 책임자 애덤 제이콥스는 콘도 시장 침체가 부동산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사전 분양에 의존하는 기존 콘도 개발 모델 역시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특히 2030년대 초반까지 입주가 지연되는 선분양 구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시장 위축 요인으로 지목된다.

 

부실 토지 매물 증가…“조정 국면 진입”

 

최근 광역 토론토 지역에서는 ‘부실 매물(distressed land)’ 거래가 늘고 있다.

2024~2025년 해당 거래는 78건으로, 이전 3년간 49건보다 크게 증가했다.

제이콥스는 “토지는 수익이 없는 상태에서 높은 금리(8~10%)의 금융 비용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압박이 집중되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밴쿠버의 Goodman Commercial Inc.의 마크 굿맨 역시 향후 2년간 부실 토지 매물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최근 거래 사례가 늘어나면서 가격 조정이 일정 수준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굿맨은 “시장 가격이 재설정되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결국은 회복”…개발사들의 선택은 ‘버티기’

 

현재로서는 개발사들의 전략은 단순하다. ‘기다림’이다.

코언은 “시장은 결국 회복한다. 항상 그래 왔다”고 강조했다.

콘도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토지 활용 다변화와 보유 전략이 향후 부동산 시장 재편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