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예상과 달리 고액 대출에서 연체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의 위험 구조가 뒤집히는 ‘이상 신호’로 해석되며 금융시장에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

캐나다은행협회(Canadian Bankers Association, CBA)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모기지 연체율은 0.28%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년간 기록했던 최저 수준의 두 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업계에서는 이미 연체 증가 가능성을 경고해 왔지만, 실제로 어떤 계층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지는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통상은 소액 대출에서 연체 집중

 

전통적으로 모기지 연체는 소액 대출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여 왔다. 캐나다의 과거 데이터를 보면 이 같은 흐름은 최소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유지됐다.

특히 20만 달러 미만의 소형 모기지에서 가장 높은 연체율이 나타났으며, 2022년 기준 약 0.19%로 대형 대출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가 최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고액 대출 연체 급증…위험 구조 ‘역전’

 

2023년 말부터 캐나다 모기지 시장에서는 이른바 ‘위험 역전’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85만 달러 이상의 고액 모기지 연체율은 2025년 4분기 기준 0.55%까지 치솟으며, 소액 대출(0.24%)의 두 배를 넘어섰다. 반면 소형 모기지 연체율은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부유층의 어려움’ 문제가 아니라,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험 구조가 예상과 다르게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평가된다.

 

왜 고소득층이 더 위험해졌나

 

일반적으로 고액 대출자는 더 낮은 연체 위험을 가진 것으로 간주된다. 이들은 다양한 소득원과 투자 포트폴리오, 충분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문가의 재무 조언을 받을 가능성도 높다. 일부 지역에서는 가족 자산 지원까지 더해져 재정적 완충 장치가 크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또한 금융기관 역시 고액 대출에 대해 보다 엄격한 심사와 리스크 관리를 적용해 왔다. 예컨대 80만 달러 규모의 대출 한 건은 20만 달러 대출 네 건과 같은 위험을 의미하기 때문에, 대출 승인 과정에서 더욱 보수적인 기준이 적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처럼 차입자의 재무 여력과 금융기관의 관리가 결합되면서, 전통적으로 고액 모기지는 가장 안정적인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

 

‘위험 역전’이 의미하는 것

 

그러나 현재 나타나는 현상은 이러한 구조가 뒤집힌 ‘위험 역전’이다. 이는 위험 관리 자원이 집중된 영역에서 오히려 문제가 발생하고, 상대적으로 취약할 것으로 예상됐던 영역은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주택시장 조정을 넘어 더 큰 금융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한다. 실제로 2008년 Global Financial Crisis 당시 미국 주택시장 붕괴 역시 이러한 위험 구조 변화가 누적되면서 금융위기로 확산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연체율 상승이 아직 초기 단계일 수 있지만, 고액 대출 부문에서의 급격한 변화는 향후 주택시장과 금융시스템 전반에 보다 큰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