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와의 협력, 캐나다 자동차 공장에 수천 개 일자리 창출 가능성
한화그룹의 잠수함 사업 참여가 불과 몇 달 만에 캐나다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기업 한화는 캐나다 자동차부품제조업협회(APMA)와 손잡고 군용 장갑차를 캐나다 내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는 대형 방산 계약 수주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미국의 관세 여파로 침체된 자동차 산업을 떠받칠 전략으로 평가된다.
이 장갑차들은 캐나다군을 위해 생산되는 동시에 글로벌 수출용으로도 제조될 예정이다. APMA의 플라비오 볼페 회장은 30일 CTV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관세로 인해 올해 캐나다 자동차 생산량이 약 30% 감소했다”며 “한화와의 협력은 정체된 공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수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계획에는 중대한 전제가 있다. 한화가 캐나다 해군(RCN)을 위한 최대 12척 규모의 디젤-전기 잠수함 건조 사업을 따내야 한다는 점이다.
연방 정부는 지난 3월 한화와 독일의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가 제출한 초기 제안서를 검토한 뒤, 양측에 조건 개선을 요구했다. 최종 사업자는 오는 6월 선정될 예정이다. TKMS 측은 제안서 개선 내용에 대한 질의에 마감 시한까지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협약에 따르면, 캐나다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프로젝트 애로우 디펜스(Project Arrow Defence)’라는 컨소시엄을 구성하게 된다. 볼페 회장은 “이 사업은 지분 51%를 캐나다 측이 보유하고 최고경영자도 캐나다인이 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로젝트 애로우 디펜스’란 무엇인가
이 컨소시엄은 향후 2년간 약 1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한화의 장갑차 5종을 캐나다에서 생산하는 계획을 담고 있다. 볼페 회장은 “완전한 자동차 조립공장 하나를 새로 들여오는 것과 맞먹는 경제 효과”라고 설명했다.
한화와의 합작 협상은 약 일주일 반 만에 타결됐다. 협약은 한국 서울과 캐나다 토론토에서 동시에 승인된 뒤, 수요일 새벽 2시에 최종 성사됐다. 이후 8시간 만에 온타리오주의 한 제조 공장에서 공식 발표가 이뤄졌다.
양해각서에 따르면, 한화는 캐나다에서 자주포 K-9 ‘썬더’를 포함한 장갑차 5종을 생산하게 된다. K-9은 소형 전차와 유사한 외형을 지닌 자주포다.
이 밖에도 생산 가능성이 거론되는 장비는 다음과 같다.
K-10 탄약운반차
레드백 보병전투장갑차
천무 다연장 로켓 시스템
무인 지상 차량
자동차 노동자에 더 안정적인 미래
볼페 회장은 프로젝트 애로우 디펜스가 자동차 산업 종사자들에게 보다 안정적인 미래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동차는 한 번 생산되면 끝이지만, 방산 분야는 다르다”며 “생산 계약뿐 아니라 유지·보수 계약까지 확보할 수 있어 장기간 일자리가 보장된다”고 말했다.
한화 역시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사업은 캐나다가 자국 방산 장비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게 해 국내 산업에 직접적인 이익을 제공하고, 국가 주권적 통제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 조달을 담당하는 스티븐 퍼 주니어 국무차관은 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협력이 한화의 잠수함 사업 수주 가능성을 높이느냐는 질문에 대해 “평가 과정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며 “언론 보도를 통해 관련 사실을 접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화와 TKMS 모두 이번 사업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으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임업 등 관세 타격을 입은 산업을 고려할 때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고, 국방 조달이 그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글로벌문제연구소의 국방 분석가 데이브 페리는 한화와 APMA의 협력을 “상당히 매력적인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정부가 대형 방산 프로젝트에서 주요 공급업체 간 경쟁을 효과적으로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리는 이번 잠수함 사업 규모가 향후 30년 이상에 걸쳐 최대 12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