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중앙은행, 기준금리 동결 유력…인상·인하 전망은 ‘팽팽’
중동 긴장 고조와 유가 상승, 소비 둔화 조짐 등이 맞물리면서 캐나다 중앙은행이 이번 주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두고는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금리 인상과 인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이 29일 기준금리를 현행 2.25%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네 차례 연속 동결이 된다.
“당분간 동결”…유가·중동 변수에 신중 모드
Bank of Montreal의 로버트 카브치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성장률이나 물가 환경에 중대한 변화가 없는 한 중앙은행은 2026년 내내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과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 억제와 경기 둔화 방지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는 상황이다. 특히 중동 분쟁에 따른 유가 급등이 물가 상승 기대를 자극하는 가운데, 과도한 긴축은 경기 위축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공급망 차질이 이어질 가능성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국내 경제 지표 역시 녹록지 않다. 고용 증가 정체, 기업 투자 부진, 주택시장 둔화 등이 이어지며, 중앙은행이 지난 3월 평가한 ‘하방 위험 우세’ 전망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하 어려워졌다”…시장선 인상 가능성 반영
카브치치는 “유가 충격 이전에는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가능성도 있었지만, 현재는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경제학자들은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시장 역시 연내 인상 가능성을 일부 반영하고 있다.
다만 그는 “시장 기대는 다소 과도하다”며 “단기적으로 핵심 물가 상승과 물가 압력 확산이 최소 3개월 이상 확인돼야 금리 인상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Toronto-Dominion Bank 역시 이번 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TD은행의 리시 손디 이코노미스트는 “전쟁의 경제적 여파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에서 정책 기조를 바꾸기에는 시기상조”라며 “핵심 물가도 아직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물가 상승 압력 여전…중앙은행 “필요시 대응”
전체 물가 상승률은 2.4%로 0.6%포인트 상승했지만, 세부적으로는 예상보다 완만한 흐름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특히 4월 들어 휘발유 가격 상승세가 다소 제한됐고, 연방정부의 유류세 일시 면제 조치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기업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으며, 이는 소비자 가격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중동 분쟁 이후 인플레이션 기대치도 점차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은 물가 압력이 지속되거나 에너지 외 분야로 확산될 경우 즉각 대응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손디는 “중앙은행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필요 시 행동에 나설 의지를 강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상 vs 인하…전망 엇갈린 전문가들
Bank of Nova Scotia의 데릭 홀트는 올해 하반기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그는 기준금리가 총 75bp 인상돼 연말에는 3%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홀트는 “인플레이션 충격이 정책 경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경고는 강화되겠지만, 명확한 정책 가이던스는 제시되지 않을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매파적(긴축적) 기조가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Rosenberg Research & Associates Inc.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대표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 상승률은 1.95% 수준으로 낮아졌고, 경제는 사실상 정체 상태”라고 진단했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당분간 관망 가능성
C.D. Howe Institute의 제러미 크로닉 최고경영자는 물가와 성장 간 충돌이 정책 결정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가를 억제하려면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수요를 살리려면 오히려 금리를 내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불확실성이 큰 현 시점에서는 금리를 유지하며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C.D. Howe 연구소 통화정책위원회 역시 최소 10월까지 금리를 동결한 뒤, 내년 이맘때까지 2.5% 수준으로 점진적 인상을 권고했다.
중동 정세와 에너지 가격, 국내 경기 흐름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캐나다 통화정책의 향방은 한층 더 불확실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