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정부가 미국의 고율 관세에 대응해 기업과 근로자를 지원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는다. 관세 피해 기업에 대한 대출과 실업급여 확대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미국이 지난 22일 토요일 캐나다의 연간 수출액 가운데 약 200억 달러 규모의 상품에 50% 관세를 부과한 데 따른 대응 조치다. 캐나다 정부는 관세 충격으로 타격을 받는 근로자와 기업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프랑수아-필리프 샹파뉴 재무장관, 멜라니 졸리 산업장관, 패티 하지 고용장관, 에번 솔로몬 인공지능 장관은 25일 오전 11시(오타와 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지원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캐나다 재무부가 25일 이 같은 일정을 공개했다.

 

실업급여 확대하고 피해 기업에 대출

 

정부의 국내 지원책에는 실업급여 확대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들은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적으로 발언할 권한이 없다며 익명을 전제로 이같이 전했다.

미국의 관세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대출을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기업과 근로자를 지원하기 위해 시행했던 경제지원 프로그램과 유사한 형태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번 종합 지원책을 ‘원 캐나디언 이코노미 어젠다(One Canadian Economy Agenda)’라는 이름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미국의 고율 관세가 기업의 생산과 고용에 미칠 충격을 완화하고 국내 경제의 연쇄적인 위축을 막는 것이 핵심이다.

 

카니 총리 “달러 대 달러 보복” 약속

 

마크 카니 총리는 지난 22일 미국의 관세에 대해 동일한 규모로 맞대응하는 ‘달러 대 달러’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철강과 유제품을 비롯해 가전제품, 농업장비, 펄프와 종이, 전자제품 등이 주요 대상이다.

그러나 캐나다의 보복 방침이 공개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즉각 추가 대응을 예고했다. 특히 캐나다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를 더 높이는 방식으로 무역전쟁을 확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양국의 관세전쟁이 자동차 산업을 비롯한 핵심 제조업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다만 카니 총리는 25일 월요일 기자회견에서 보복 관세를 무조건 동일한 규모로 적용하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듯한 발언을 내놨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 경제보다 미국 경제의 규모가 훨씬 크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양국의 경제 규모 차이 때문에 미국과 정확히 같은 규모로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캐나다가 미국산 제품 전체를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대응하기보다는 경제적 효과가 큰 특정 품목을 겨냥한 ‘선별적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카니 총리는 다만 구체적인 대응 방식에 대해서는 모든 방안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무역전쟁 장기화 대비…국내 경제 방어에 초점

 

이번 대책은 미국의 관세에 대한 직접적인 보복뿐 아니라 캐나다 국내 경제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수출 감소와 기업 투자 위축, 고용 악화 등이 연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생산과 고용을 줄일 경우 실업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정부가 선제적인 지원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캐나다 정부가 이날 발표할 대책에는 관세 피해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과 근로자에 대한 소득 지원이 동시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미국의 추가 보복 여부에 따라 지원 규모와 대응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

캐나다와 미국의 무역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카니 정부가 미국의 압박에 얼마나 강하게 대응하면서도 국내 기업과 고용을 지켜낼 수 있을지가 향후 캐나다 경제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