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소비자·기업 "향후 1년 물가 3% 넘게 오른다"…중동 전쟁·관세 불확실성 영향
캐나다 소비자와 기업들이 앞으로 1년 동안 물가 상승률이 3%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미국의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물가 전망을 끌어올린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7월 6일 발표한 기업전망조사(Business Outlook Survey·BOS)와 소비자 기대조사(Canadian Survey of Consumer Expectations·CSCE)를 통해 소비자와 기업의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모두 높아졌다고 밝혔다.
중앙은행은 국제유가와 에너지 가격 상승이 기업과 소비자의 물가 상승 기대를 높이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기업 심리 악화…연료비 부담 커져
기업들의 경기 전망은 지난 3개 분기 동안 개선세를 보이다가 이번 분기에 다시 악화됐다.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약 4분의 3은 이란 전쟁으로 연료비가 오르면서 생산 비용도 증가했다고 답했다.
또 기업의 약 20%는 미국의 관세와 무역정책으로 비용 부담이 커졌다고 응답했다.
다만 중앙은행은 이러한 비중이 직전 분기보다는 다소 줄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단기 물가 전망도 지난 4월 정점을 찍은 뒤 점차 낮아지는 흐름을 보였다.
특히 미국과 이란이 6월 중순 전쟁 종식을 위한 잠정 합의를 체결한 이후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소비자 지출 계획은 위축
반면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는 여전히 위축된 것으로 조사됐다.
CSCE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소비자들의 지출 의향은 소폭 감소했다.
이는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미국과의 무역 갈등이 경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생활비 부담이 계속 높다는 점도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혔다.
여행·외식 등 선택 소비 줄일 가능성
기업전망조사에서도 소비재 관련 업종의 전망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들이 여행과 외식, 고가 소비를 줄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 업종의 경영 전망도 나빠졌다.
소비자기대조사는 중동 전쟁이 물가를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하는 가구일수록 소비 패턴을 바꾸려는 경향이 강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보다 저렴한 생필품으로 소비를 대체하거나 선택적 소비를 줄이고 자동차 운행도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했다.
보고서는 중동 전쟁뿐 아니라 미국과의 무역 갈등 역시 많은 소비자가 물가 상승과 경제 불확실성의 원인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료품 지원금은 소비에 일부 도움
조사에서는 정부의 캐나다 식료품·필수품 지원금(Canada Groceries and Essentials Benefit) 추가 지급이 일부 가계 소비를 떠받칠 가능성도 확인됐다.
응답자의 44%는 해당 지원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가운데 43%는 지원금의 4분의 1 미만만 소비할 계획이라고 답했으며, 49%는 최소 4분의 1 이상을 사용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지원금의 75% 이상을 소비하겠다고 답한 가구는 소비 계획이 상대적으로 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은행은 이번 추가 지원금이 상당수 수혜 가구의 소비를 일정 부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용시장 여전히 부진
노동시장도 일부 개선 조짐은 나타났지만 전반적으로는 여전히 부진한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기업전망조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업들의 채용 계획은 전 분기보다 소폭 약화됐다.
경제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특히 프레리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신규 채용 계획이 줄었다.
반면 프레리 지역은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기업들의 고용 의향이 오히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상승 기대는 제한적
생활비 상승에 따른 임금 인상 요구는 계속되고 있지만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전체적인 임금 상승 기대는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앙은행은 향후 12개월 동안 생활비 조정이 임금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겠지만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가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무역 불안에 고용 우려 여전
소비자기대조사의 노동시장 지수는 지난 분기보다 소폭 개선됐다.
특히 미국의 관세의 영향을 크게 받는 업종 종사자들의 실직 우려가 다소 완화됐으며, 최근 인력 감축이 있었던 공공부문 종사자들도 직장을 잃을 가능성을 이전보다 낮게 평가했다.
하지만 무역 의존도가 높은 산업 종사자들은 여전히 실직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응답자는 경제 불확실성과 인공지능(AI) 확산의 영향으로 현재 노동시장이 여전히 침체된 상태로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중앙은행은 AI로 업무가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직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실직 우려는 여전히 장기 평균을 웃도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