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지난 분기 자동차 판매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과 소비자 불매운동의 충격이 상당 부분 지나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테슬라는 7월 2일 발표한 실적에서 2분기 고객 인도 차량이 48만 126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8만 4,122대보다 25% 증가한 수치다. 당시에는 머스크가 유럽 극우 정치인들을 공개 지지한 여파로 많은 유럽 소비자들이 테슬라 구매를 꺼리면서 판매가 크게 위축됐었다.

이번 실적은 월가가 예상했던 약 40만 1,000대도 크게 웃돌았다.

 

2분기 연속 증가…작년 부진에서 반등

 

테슬라는 이번 분기까지 두 분기 연속 판매 증가세를 이어갔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테슬라는 지난해 판매량이 2년 연속 감소했다고 발표했으며,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 자리도 중국 BYD에 내준 바 있다.

판매 회복에도 주가는 오히려 약세를 보였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장중 약 6% 하락했다.

모닝스타의 애널리스트 세스 골드스타인은 최근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만큼 일부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온 영향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 판매 회복…저가 모델·유가 상승도 호재

 

테슬라는 이번 발표에서 국가별 판매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앞서 유럽 자동차 관련 단체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유럽 판매는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독일에서는 판매량이 전년보다 30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본사를 둔 테슬라는 지난해부터 보다 저렴한 모델 Y와 모델 3를 출시하며 판매 확대에 나섰다.

유럽에서는 리스료와 자동차 대출 비용도 낮췄다. 여기에 이란 전쟁 여파로 휘발유와 디젤 가격이 상승하면서 유럽 전기차 수요 자체가 늘어난 것도 판매 증가에 힘을 보탰다.

 

자율주행 기능 확대 기대

 

테슬라는 앞으로 유럽 각국이 미국에서 제공 중인 운전자 보조 시스템인 'FSD(Full Self-Driving·감독형 완전자율주행)' 사용을 잇달아 승인하면 판매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지난 4월 해당 시스템 사용을 승인했으며, 이후 에스토니아와 그리스, 리투아니아도 이를 허용했다.

 

머스크 정치 행보에 불매운동…미국 판매는 여전히 부진

 

테슬라는 지난해 유럽과 미국에서 대규모 시위와 불매운동에 직면했다.

유럽에서는 매장 앞 시위가 이어졌고,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는 머스크를 형상화한 인형이 불태워졌으며 일부 테슬라 차량이 훼손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소비자들은 머스크가 유럽 선거에서 극우 정치인들을 공개 지지한 데 강한 반감을 나타냈다.

미국에서도 전통적인 테슬라 고객 상당수가 등을 돌렸다.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 지출 삭감을 추진하는 조직을 이끌면서 정치적 논란이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은 아직 회복 더뎌

 

지난해 가을 미국에서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가 폐지된 것도 테슬라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세제 혜택이 사라지면서 차량 가격이 최대 7,500달러까지 높아졌고, 최근 휘발유 가격이 상승했음에도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는 여전히 위축된 상태다.

테슬라는 이번에도 미국 판매 실적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는 미국 내 테슬라 판매가 올해 2분기에도 지난해보다 약 20%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투자자들은 미래 사업에 주목

 

지난해 자동차 판매 부진 속에서도 머스크는 시장의 관심을 자동차 판매보다 미래 사업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그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주행 시스템, 무인 로보택시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세웠다.

주가 흐름만 보면 투자자들은 이러한 전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초 급락했던 수준을 모두 회복했으며, 최근 1년 동안 40% 이상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