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기준금리 동결…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 다시 부상
새 경제전망 공개…연준 위원 9명, 2026년 말까지 추가 금리 인상 예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7일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목표치를 웃돌고 있다는 판단 아래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분기별 경제전망에 따르면 정책결정자 9명은 2026년 말까지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통화정책 성명에서는 올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던 기존 문구가 삭제됐다.
특히 이번 성명은 향후 금리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던스를 아예 제외했다. 대신 금리 동결 결정과 함께 금융시스템 내 충분한 지급준비금을 유지하겠다는 연준의 방침만을 명시했다.
이 같은 간결한 형식은 과거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 시절 사용되던 방식으로의 회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성명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12대 0 만장일치로 승인됐다.
새 의장 워시의 색채 반영된 첫 성명
이번 성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초 임명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영향력이 처음으로 본격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시 의장에게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요구해 왔지만, 이번 성명은 오히려 인플레이션 억제에 방점을 찍는 모습을 보였다.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 역시 워시 의장이 강조해 온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 성명은 “생산성 증가와 자본투자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물가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여전히 웃돌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에너지 부문 등을 중심으로 발생한 공급 충격이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물가 안정 달성할 것”…내년부터 인플레이션 둔화 전망
연준은 새 경제전망에서 내년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망에 따르면 물가 상승률은 내년에 큰 폭으로 낮아진 뒤 2027년 말에는 현재 수준의 금리로 복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분석됐다. 2028년에는 금리가 추가로 소폭 낮아질 가능성도 제시됐다.
연준은 성명에서 “위원회는 물가 안정을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책 발표 직후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은 상승했고, 뉴욕 증시는 소폭 하락했다. 반면 달러 가치는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단기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오는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금리 동결 가능성보다 더 크게 반영되기 시작했다.
점도표서도 긴축 신호
연준이 공개한 이른바 ‘점도표(dot plot)’에서도 긴축 기조가 확인됐다.
다만 전체 정책위원 19명 가운데 18명만 금리 전망을 제출했다. 누락된 한 명이 누구인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취임한 지 약 3주밖에 되지 않은 워시 의장이 제출을 보류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워시 의장은 그동안 분기별 경제전망 보고서(Summary of Economic Projections)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시장에서는 이번 성명이 단순한 의장 교체를 넘어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자체가 전환되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연준은 2024년 가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40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던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유지해 온 고금리를 점진적으로 낮추는 방향에 무게를 두어 왔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정책 테이블 위로 올라왔다.
연말 금리 인상 전망…성장률은 소폭 하향
연준 위원들의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후 3.5~3.75% 범위에서 유지되고 있는 기준금리는 올해 말까지 0.25%포인트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6년 말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기존 2.7%에서 3.6%로 상향 조정됐다. 이후 내년에는 2.3%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연준은 금리 인상 없이도 물가가 하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데, 이는 최근의 높은 물가가 공급망 차질과 같은 일시적 공급 충격에서 비롯됐다는 판단과 맥을 같이한다.
한편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은 소폭 하향 조정됐다.
실업률은 올해 말 기준 4.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지난 3월 전망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연준은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더라도 고용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