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경제가 기술적 경기침체(Technical Recession)에 진입했다는 논란이 연방 하원에서 수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티프 맥클렘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가 현재 경제 상황을 경기침체로 규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맥클렘 총재는 6월 10일 기준금리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캐나다 경제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까지 확인된 경제지표를 종합할 때 “명확한 경기침체 상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월별, 분기별로 상당한 변동성이 있었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지난 1년 동안 경제가 사실상 성장하지 못한 것은 맞다”면서도 “그렇다고 경제가 뚜렷하게 위축된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GDP 두 분기 연속 감소에도 “침체 기준 못 미쳐”

 

캐나다 경제는 2025년 4분기 연율 기준 0.2%, 2026년 1분기 0.1%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이 두 분기 연속 감소하면 기술적 경기침체로 분류된다.

그러나 맥클렘 총재는 경제학자들이 통상 경기침체를 “경제활동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고 의미 있는 감소가 한 분기 이상 지속되는 현상”으로 정의한다며 현재 캐나다 경제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 1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감소에 이어 겨우 마이너스를 기록한 수준”이라며 “산업별로 살펴보면 1분기에는 절반이 넘는 산업이 전년 대비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또 “실업률 역시 6.5~7% 범위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현재까지 경제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위축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수출 부진이 성장 발목

 

GDP 감소의 배경에는 수출 부문의 부진도 자리하고 있다.

원유 수출은 증가했지만 자동차와 트럭 등 다른 주요 수출 품목은 감소했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아 미국 경제와 무역정책 변화에 큰 영향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산업으로 꼽힌다.

맥클렘 총재는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경제 상황을 경기침체라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경기침체라는 단어는 내가 사용할 표현이 아니다”라며 “중앙은행은 모든 경제 지표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적절히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중앙은행도 “기술적 침체 정의에 집착 말아야”

 

캐롤린 로저스 캐나다 중앙은행 수석 부총재 역시 최근 기술적 경기침체라는 정의 자체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럼에도 최근 연방 하원에서는 경기침체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주요 정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집권 자유당은 지난주 발표된 강한 고용지표를 근거로 경제의 회복력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보수당은 경기침체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보수당 “실업은 현실”…자유당 “투자 효과 나타날 것”

 

피에르 포일리에브르 보수당 대표는 2주 전 하원 연설에서 경기침체 논란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그는 “퇴근 후 집에 돌아가 자녀들에게 일자리를 잃었다고 말하고, 집까지 팔아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은 결코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다”라며 “캐나다의 실업률은 주요 7개국(G7) 가운데 두 번째로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것은 현실이며 자유당 정부가 초래한 본격적인 경기침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프랑수아-필립 샹파뉴 재무장관은 정부가 인프라와 주택, 생산성 향상, 혁신 분야에 대한 대규모 장기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한 생활비 부담 완화 정책을 통해 캐나다 국민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러한 정책들이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