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 공급 급증에 월세 하락…CMHC “대도시 수요 다시 살아날 것”
캐나다 주요 도시에서 신규 임대주택 공급이 크게 늘고 인구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임대료가 하락하고 있다. 다만 주택 구매 대비 상대적으로 높아진 임대주택의 가격 경쟁력과 젊은 세대의 독립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향후 임대 수요는 다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캐나다주택모기지공사(CMHC)는 6월 9일 발표한 올해 중반 임대시장 보고서에서 신규 주택 공급 확대가 임대료 하락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토론토와 밴쿠버, 캘거리, 오타와 등 주요 도시에서는 신규 공급 물량 증가로 시장에 나온 임대 유닛의 호가(asking price) 임대료가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핼리팩스는 최근 몇 년간의 하락세 이후 임대료가 안정화되기 시작했으며, 몬트리올과 에드먼턴은 큰 변동 없이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CMHC는 설명했다.
신규 공급 증가가 시장 변화 주도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초 완공된 임대 아파트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많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토론토와 밴쿠버에서는 신규 콘도 아파트 공급이 급증하면서 임대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래 분양 시장에서 소화될 것으로 예상됐던 상당수 콘도 유닛이 판매 부진으로 인해 임대 시장으로 전환되면서 공급량을 더욱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CMHC는 현재 신규 임대주택 시장에서 공급 증가 속도가 수요를 앞지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임차인들의 선택권이 확대되고 임대 조건 협상 여지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러한 신규 공급 증가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몇 년 동안 콘도 완공 물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재 임대시장에 유입되고 있는 추가 공급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집주인들, 각종 혜택 내세워 세입자 유치
임대료 인하 외에도 집주인들은 세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여러 달치 임대료 면제, 무료 또는 할인 주차권 제공, 상품권 지급, 입주 지원금, 현금 보너스 등이 대표적이다.
타니아 부라사-오초아 CMHC 수석 부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공급 확대는 특히 신축 고급 임대주택 부문에서 임차인들의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주택 부문에서는 여전히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주거비 부담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축 고가 임대주택 공실 증가
보고서는 현재 신축 고가 임대주택 시장에서 단기적인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급은 늘고 있지만 수요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공실률이 상승하고 있으며, 일부 유닛은 임차인을 찾는 데 수개월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CMHC에 따르면 공실률은 2020년 이후 건설된 신축 건물과 대학·칼리지 등 고등교육기관 인근 주택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 오래된 임대 아파트나 가족 단위 거주가 가능한 대형 유닛은 여전히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며 상대적으로 시장 여건이 타이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주인들은 기존 세입자가 거주 중인 유닛의 임대료를 계속 인상하고 있으며, 세입자가 이사한 뒤 신규 계약 시에도 임대료를 높게 책정하고 있다. 특히 세입자 이동이 적은 지역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면서 전체 세입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평균 임대료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토론토·밴쿠버 중심으로 수요 회복 전망”
CMHC는 최근 인구 증가세 둔화와 높은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주요 도시의 임대 수요가 다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규 임차인 입장에서 주거비 부담이 다소 완화되고 있는 데다 재택근무 축소에 따른 사무실 복귀 확대, 독립을 원하는 젊은 성인 인구 증가 등이 수요 회복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경제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주택 구매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거주할 수 있다는 점이 임대 수요를 자극할 것”이라며 “특히 주거비 부담 완화는 토론토와 밴쿠버의 임대시장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높은 비용 때문에 독립이나 가구 형성을 미뤄왔던 잠재 수요층이 시장에 다시 진입하면서 신규 가구 형성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