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경기순환 판정을 담당하는 권위 있는 경제학자 그룹이 최근의 경제 둔화를 두고 아직 ‘경기침체(Recession)’라는 표현을 사용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캐나다 통계청이 지난주 국내총생산(GDP)이 두 분기 연속 감소했다고 발표한 이후 오타와 정가에서는 캐나다 경제가 경기침체에 진입했는지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캐나다 경기침체 여부를 판단하는 기관으로 평가받는 C.D. 하우 연구소의 경기순환위원회(Business Cycle Council)는 5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최근 경제지표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GDP가 두 분기 연속 감소했다는 사실만으로 경기침체를 선언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경제 전반의 광범위한 위축 아직 확인 안 돼”

 

위원회에 참여한 경제학자들은 현재 캐나다 경제의 부진이 경기침체로 규정할 만큼 광범위하거나 지속적인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또 올해 1분기 GDP 감소폭 자체가 크지 않았으며 향후 통계 수정 과정에서 수치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캐나다 경제의 절반이 넘는 산업 부문에서 GDP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경기 둔화가 경제 전반에 걸쳐 나타난 현상은 아니라는 의미다.

경제학자들은 최근 실업률 개선 역시 경기침체 상황과는 거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캐나다 통계청은 6일 발표한 5월 고용보고서에서 신규 일자리가 8만 8000개 증가했으며 실업률은 4월 6.9%에서 5월 6.6%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앞으로 GDP와 고용지표 모두에서 광범위한 경기 악화가 확인될 경우 다시 회의를 열어 경기침체 여부를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정가 공방 속 “기술적 침체” 표현에도 선 그어

 

최근 일주일 동안 보수당은 캐나다 경제가 ‘본격적인 경기침체’에 빠졌다며 그 책임을 자유당 정부에 돌려왔다.

반면 마크 카니 총리는 미국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경제 구조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성장세가 고르지 않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 같은 논쟁 속에서 경기순환위원회는 GDP가 두 분기 연속 감소한 사실만을 근거로 ‘기술적 경기침체(Technical Recession)’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위원회 공동의장인 스티브 앰블러는 “‘기술적’이라는 표현은 마치 공식적이거나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실제로는 단순한 경험적 기준(rule of thumb)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2015년에도 경기침체 논란 있었지만 결론은 달라

 

이 같은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2015년 국제유가 급락의 영향으로 캐나다 실질 GDP가 두 분기 연속 감소했을 당시에도 경기침체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거세게 일었다.

그러나 당시 경기순환위원회는 해당 경제 위축이 경기침체 기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위원회는 경기 침체를 판단하는 최소 기준이 반드시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단 한 분기만 경제가 후퇴했더라도 감소 폭이 충분히 크고 경제의 대부분의 부문에 영향을 미쳤다면 경기침체로 판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CUSMA 재협상, 향후 성장 불확실성 요인

 

한편 경기순환위원회는 향후 몇 분기 동안 캐나다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캐나다·미국·멕시코 협정(CUSMA) 재검토 절차가 예정돼 있는 만큼 무역 환경을 둘러싼 우려가 경제성장 전망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위원회는 향후 무역정책 변화와 경제지표 흐름을 종합적으로 지켜본 뒤 경기침체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