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모기지 시장에서 대출기관들이 가장 선호하는 고객은 금리 비교를 하지 않는 차입자들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은행이 제시한 조건에 서명하는 것만으로도 수천 달러의 추가 이자를 부담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금리 비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Canada Mortgage and Housing Corporation(CMHC)이 발표한 ‘모기지 소비자 조사’에서 눈에 띄는 수치 두 가지가 공개됐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8%는 모기지 금리를 비교한다고 답했지만, 실제 금리 비교 웹사이트를 이용한다고 답한 비율은 33%에 그쳤다.

나머지 12%는 아예 금리 비교 자체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전문가들은 바로 이들이 금융기관이 가장 선호하는 고객층이라고 지적한다. 소비자가 여러 조건을 비교하지 않고 그대로 계약할수록 금융기관의 수익률은 높아진다.

물론 일부 차입자는 남은 대출 규모가 크지 않거나 만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특정 금융상품이나 거래관계 때문에 기존 은행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또 다른 금융기관에서 승인을 받기 어려워 기존 조건을 수용하는 사례도 존재한다.

그러나 상당한 규모의 모기지를 보유한 차입자가 금리 비교를 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금융기관에 ‘감사 수표’를 써 주는 것과 다름없다는 평가다.

일반적인 5년 고정 모기지 기준으로 금리가 0.1%포인트(10bp)만 높아져도 30만 달러 대출 시 추가 부담액은 약 1431달러에 달한다.

 

금리 비교 사이트 이용률 되레 감소

 

전문가들은 금리 비교 사이트 이용 비율이 3명 중 1명 수준에 그친다는 점도 의외라는 반응이다. 특히 신용도가 높은 프라임 차입자일수록 적극적으로 금리를 비교할 유인이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해당 비율은 전년도 38%에서 오히려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실제 이용률이 조사보다 더 높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캐나다의 모기지 검색 시장에서 금리 비교 사이트의 영향력이 매우 크고, 대부분의 소비자가 인터넷을 통해 대출 정보를 검색하기 때문이다.

다만 조사 결과가 사실이라면 여전히 상당수 캐나다인이 금리 비교 플랫폼을 충분히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진짜 시장 금리 아는 방법은 두 가지뿐”

 

전문가들은 일반 소비자가 실제 시장 금리를 정확히 파악하는 방법은 사실상 두 가지뿐이라고 설명한다.

첫 번째는 전문가에게 직접 묻는 방식이다.

이 경우 해당 전문가가 시장 금리를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일부 모기지 브로커들은 다양한 금융기관 상품을 비교하며 시장 상황을 폭넓게 반영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자사 상품만 판매하는 금융기관에 직접 금리를 문의하는 것은 “자신의 식당이 최고인지 셰프에게 묻는 것과 비슷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특정 시점에 해당 금융기관이 가장 경쟁력 있는 조건을 제공할 가능성도 있지만, 시장 경쟁 상황을 고려하면 그 확률은 매우 낮다는 설명이다.

 

AI까지 등장한 금리 비교 시장

 

인터넷을 활용한 금리 비교 역시 정보 출처에 따라 차이가 크다.

대표적인 비교 사이트로는 Wowa, Ratehub 등이 꼽힌다. 이 외에도 온라인 커뮤니티, 브로커 웹사이트, 소셜 미디어, 인공지능(AI) 챗봇 등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CMHC 조사에 따르면 현재 모기지 소비자의 16%가 AI 챗봇을 통해 금리 정보를 검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AI 기반 금리 검색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AI 에이전트가 인터넷 전반을 자동으로 검색해 최저 금리를 찾아주는 방식이 보편화되면 기존 금리 비교 사이트의 역할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인터넷 등장 이후 가장 큰 금리 비교 방식 변화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공개되지 않는 ‘숨은 특가’도 존재

 

다만 시장에서 가장 낮은 금리가 항상 공개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최근 한 대형 은행은 무보험 3년 고정 모기지 상품에 대해 3.79% 금리를 제시한 사례가 있었다. 당시 캐나다에서 공개된 최저 광고 금리는 3.99% 수준이었다.

결국 해당 금리를 받으려면 금융기관과 직접 접촉하거나 특별 프로모션 대상 고객이어야 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가 전국 금융기관에 일일이 전화해 조건을 비교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일부 차입자에게는 0.1~0.2%포인트 금리 차이를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저 금리가 곧 최저 비용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금리 숫자만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금리 비교 사이트 활용은 기본적인 출발점일 뿐이며, 실제 대출 비용은 계약 조건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불리한 계약 조항, 높은 중도상환 수수료, 각종 부대 비용, 잘못된 금융 조언 등이 전체 차입 비용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또 화면에 표시된 최저 금리가 실제 최종 승인 금리와 반드시 일치하는 것도 아니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협상을 통해 더 낮은 금리를 확보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의 금리 비교 사이트는 이런 협상 과정까지 지원하지는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