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UN)이 중동 위기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 여파를 반영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인플레이션 전망은 대폭 상향했다.

유엔 경제·사회국(UNDESA)은 5월 19일 발표한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2026년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2.5%로 낮췄다고 밝혔다.

유엔은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경우 성장률이 2.1%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팬데믹·금융위기 제외하면 가장 약한 성장세”

 

샨타누 무커지 유엔 경제분석국장은 기자회견에서 “2.1% 성장률은 코로나19 팬데믹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제외하면 이번 세기 들어 가장 낮은 수준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전망 하향의 핵심 배경은 중동 지역 긴장 고조와 이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공습을 단행한 이후, 이란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며 대응에 나섰다.

호르무즈 해협은 원유뿐 아니라 천연가스, 비료, 각종 석유화학제품 운송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전략 요충지다.

 

국제 유가 급등에 물가

 

유엔은 올해 세계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3.9%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 1월 전망치보다 0.8%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무커지 국장은 “에너지 가격 상승뿐 아니라 산업 생산과 상업 운송에 필수적인 정유 제품 가격 상승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가별 인플레이션 충격은 차이가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선진국보다 개발도상국 충격 더 커

 

유엔은 선진국의 경우 물가 상승률이 2025년 2.6%에서 2026년 2.9%로 소폭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개발도상국은 같은 기간 4.2%에서 5.2%로 물가 상승세가 더 가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엔은 에너지와 운송 비용, 수입 물가 상승이 개발도상국 가계의 실질소득을 크게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원자재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생활비 부담이 더욱 빠르게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유엔은 향후 중동 정세와 국제 원유 공급 상황이 세계 경제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