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 속에 국제유가가 한때 급등하며 ‘전시 최고 수준’을 기록한 뒤 다소 진정세를 보였지만, 휘발유 가격 상승 압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 기준유인 Brent crude oil 가격은 밤사이 배럴당 126달러를 돌파하며 2022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전쟁 종식 기대가 약화된 영향이다.

다만 6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30일 오후 4시 15분 기준 배럴당 약 111달러 수준으로 하락했다. 전쟁이 시작된 2월 말 이전의 약 70달러 선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캐나다·미국 휘발유 가격 상승세

 

유가 상승 여파로 휘발유 가격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캐나다의 경우 30일 기준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830달러로, 전날보다 4.5센트, 전년 대비로는 47.9센트 상승했다. 특히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평균 2달러를 웃돌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앞으로도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광역 토론토 지역(GTA)은 리터당 1.899달러, 핼리팩스는 1.897달러, 에드먼턴은 1.859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역시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약 4.375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이란 갈등 격화…유가 불안 지속

 

현재 전쟁 종식의 뚜렷한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고, 미국은 이란 항구를 봉쇄하면서 원유 공급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Donald Trump 대통령이 이란의 해협 재개방 제안을 거부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네덜란드 ING은행의 워런 패터슨과 에바 만테이 전략가는 “미국과 이란 간 협상 결렬과 해협 재개방 거부로 원유 공급 정상화 기대가 크게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유가 변동 속 금융시장 비교적 안정

 

원유 선물시장에서 가장 활발히 거래되는 7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114.70달러까지 상승한 뒤 107달러 선으로 하락했고, 최종적으로 110.40달러에 마감하며 전일 대비 큰 변동 없이 거래를 마쳤다. 다만 전쟁 이전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이번 전쟁 기간 중 해당 계약의 최고가는 지난달 기록한 119.50달러다.

유가 상승세가 일부 진정된 데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오면서 뉴욕 증시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글로벌 증시 혼조…미국은 상승

 

북미 증시는 대형 기업들의 호실적에 힘입어 상승세를 나타냈다. S&P 500 지수는 1%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다우지수는 1.6%, 나스닥 종합지수는 0.9% 올랐다.

캐터필러, 일라이 릴리, 오라일리 오토모티브, 로열 캐리비안 등 주요 기업들은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채권시장에서는 유가 상승폭이 축소되면서 미 국채 금리가 하락했다.

유럽에서는 주요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증시는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Bank of England가 기준금리를 3.75%로 유지하자 영국 FTSE 100 지수는 1.6% 상승했고, 독일 DAX는 1.4%, 프랑스 CAC 40은 0.5% 각각 올랐다. European Central Bank 역시 금리를 동결했다.

반면 아시아 증시는 대체로 하락세를 보였다. 홍콩 항셍지수는 1.3% 하락했고, 상하이종합지수는 0.1% 상승으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