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여파로 인한 인플레이션 급등이 예고된 가운데, 캐나다중앙은행도 물가 상승 압력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변동금리 차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변동금리 모기지의 가장 큰 장점은 선택의 폭이 넓다는 점이다. 우선 중도상환 수수료가 고정금리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3개월치 이자 수준에 그치는 반면, 고정금리는 조기 해지 시 ‘금리차 보상(IRD)’이라는 큰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변동금리 상품은 추가 비용 없이 고정금리로 전환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한다. 다만 이 ‘무료’ 전환 기능은 실제로는 적지 않은 비용을 수반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 금리 전환 타이밍, 사실상 예측 어려워

금리 고정 전환 옵션은 차주에게 통제력을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착각에 가까운 경우가 많다. 현재처럼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그 한계가 더욱 뚜렷하다.
내셔널뱅크 오브 캐나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테판 마리옹은 최근 컨퍼런스에서 “대규모 유가 충격이 발생할 경우 중앙은행은 항상 금리를 인상해 왔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1956년 이후 주요 유가 충격은 총 8차례 있었으며, 이 같은 역사적 패턴은 반복되는 경향을 보여왔다.
이로 인해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향후 12개월 동안 캐나다중앙은행이 세 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반영하고 있다. 문제는 고정금리 모기지가 캐나다 국채 금리에 연동된다는 점이다. 시장이 정책금리 상승을 예상하면 국채 금리가 먼저 오르고, 이에 따라 고정금리도 선행 상승한다.
실제로 전쟁 발발 이후 5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평균 25~30bp 상승했다. 일부 보험 가입 조건에서는 여전히 4% 이하 금리가 존재하지만, 이러한 조건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이미 기존 대출 계약을 맺은 차주에게는 이러한 낮은 금리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금융기관은 차주가 중도 해지 시 위약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점을 이용해 시장보다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신규 차주에게 3.99% 금리가 제공되는 상황에서도 기존 차주에게는 4.39% 수준이 제시될 수 있으며, 비보험 대출의 경우 추가로 20bp 이상 더 붙을 수 있다.
이처럼 약 40bp 차이는 30만 달러 규모 모기지 기준으로 5년간 약 5600달러의 추가 비용을 의미한다. 이는 변동금리를 유지하다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시점을 늦출수록 발생하는 최소 수준의 비용으로 평가된다.

◇ 차주의 심리,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

이 같은 환경은 특히 예산이 빠듯한 변동금리 차주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관련 검색량이 최근 17년 내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정도로 관심이 높아졌다.
그러나 많은 차주들은 시장을 지켜보며 타이밍을 맞추려는 경향을 보인다. 전쟁 전개 상황과 금리 흐름을 확인한 뒤 결정하겠다는 전략이다. 문제는 채권시장이 대출금리보다 훨씬 먼저 움직인다는 점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7월 중순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반영하고 있으며, 캐나다 5년물 국채 금리는 이미 전쟁 이후 53bp 급등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환 시점을 늦추면 앞서 언급된 4.39% 금리가 4.59% 이상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금리 전환을 망설이는 차주들은 두 가지 반응을 보이게 된다. 하나는 타이밍을 놓쳤다는 불안감에 뒤늦게 높은 금리로 고정하는 경우, 다른 하나는 결정을 미루다 금리 상승을 그대로 감수하는 경우다. 이러한 패턴은 금리 상승기마다 반복돼 왔다.

◇ ‘적기 예측’보다 ‘선제 대응’이 관건

금리 흐름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오히려 인플레이션 상승 신호를 조기에 포착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으로 꼽힌다.
과거 사례를 보면 ▲대규모 금리 인하 이후 ▲금리가 바닥권에서 일정 기간 유지된 이후 ▲인플레이션 재상승 조짐이 나타날 때 ▲단기 국채 금리가 기준금리를 의미 있게 상회할 때 고정 전환의 성공 확률이 높았다. 특히 현재와 같은 공급 충격 상황에서는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이 커 이러한 판단 기준이 더욱 중요해진다.

◇ 금리는 결국 하락…그러나 시간 문제

일반적으로 상승한 금리는 결국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알파인 매크로의 첸 자오 전략가는 “유가 충격이 종료되면 채권 금리는 역사적으로 빠르게 하락해 왔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경기 둔화나 침체 위험이 동반될 수 있어 단기적으로는 금리 부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이유로 변동금리는 단기 변동성보다 5년 평균 금리를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이 평균 금리조차 고정금리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2022년 1월 변동금리는 1.39%로 5년 고정금리(2.89%)보다 150bp 낮았지만, 이후 금리 상승기를 거치면서 결과는 달라졌다. 당시 고정금리를 선택한 차주는 30만 달러 기준 약 2만3000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금리 선택은 일종의 ‘보험’과도 같다는 평가다. 평소에는 비용 부담으로 느껴지지만, 금리 급등 국면에서는 그 가치가 분명해진다는 점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