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BC "캐나다 인구 실제보다 적게 집계… 고용지표도 실제보다 양호하게 보였을 가능성"
캐나다의 인구 감소는 실제 현상이 아니라 통계상의 착시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구 통계가 수정되면 최근 발표된 인구 감소가 상당 부분 사라질 수 있으며, 오히려 지금까지 발표된 고용지표가 실제보다 양호하게 나타났다는 새로운 문제가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 통계청(Statistics Canada)은 지난 6월 발표한 인구 추정치에서 향후 통계가 이례적으로 큰 폭의 수정(revision)을 거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에 대해 CIBC 이코노미스트들은 수정 규모가 충분히 커질 경우 현재 발표된 인구 감소가 증가세로 바뀌는 것은 물론, 캐나다 노동시장 상황도 기존 발표보다 훨씬 부진한 것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인구 감소 통계, 수정되면 증가세로 바뀔 가능성
통계청은 2026년 1분기 캐나다 인구가 전분기보다 5만 5,025명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7월 이후 감소한 인구는 모두 23만 4,597명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감소는 연방정부가 공격적인 이민 정책을 축소하고 비영주권자(NPR·Non-Permanent Residents) 규모를 줄이기 위해 이민 상한제를 도입한 이후 나타난 결과다. 한때 비영주권자는 캐나다 전체 인구의 약 12명 가운데 1명을 차지할 정도로 급증한 바 있다.
그러나 통계청은 이 자료가 오는 9월부터 순차적으로 수정될 예정이며, 수정폭도 평년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밝혔다.
CIBC는 문제의 원인을 통계 작성 방식에서 찾았다.
현재 통계청은 체류허가가 만료된 사람을 자동적으로 출국한 것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상당수가 다른 형태의 합법적인 임시 체류 자격을 취득해 계속 캐나다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CIBC의 벤저민 탈(Benjamin Tal)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수정 규모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기존 통계에서 이미 출국한 것으로 처리됐던 비영주권자 가운데 상당수가 실제로는 캐나다에 합법적으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그 결과 2025년 인구 증감률은 다시 플러스(+)로 수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2025년 인구가 기존 추정보다 16만 명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으며, 2026년과 2027년에는 각각 21만 명씩 더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현재 기준 인구 자체가 과소집계되고 있으며, 향후 인구 전망치 역시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는 의미라고 CIBC는 설명했다.
다만 인구가 예상보다 많다는 사실이 소비 수요 확대라는 긍정적인 측면을 갖더라도, 동시에 캐나다 경제의 구조적인 취약성을 더욱 분명하게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업률도 실제보다 낮게 발표됐을 가능성"
캐나다의 노동력조사(Labour Force Survey·LFS)는 인구 추정치를 기초로 작성된다.
노동력조사는 이미 취업 중인 비영주권자들을 조사 대상에 포함하지만, 통계청은 비영주권자 인구를 산정할 때 12개월 이동평균 방식을 적용한다. 이 때문에 실제 취업자는 조사에 포함되더라도 전체 인구에는 즉시 반영되지 않는 시차가 발생한다.
CIBC는 이러한 통계 작성 방식 때문에 현재 발표되는 고용률과 실업률이 실제보다 좋게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벤저민 탈 이코노미스트는 노동력 조사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계산하지는 않았지만, 단순 추산만으로도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2025년 실업률을 6.8%로 발표했지만, CIBC의 인구 추정치를 그대로 노동력조사에 반영할 경우 실업률은 최대 7.5%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고용시장이 다소 둔화된 수준이 아니라 경기 침체 국면에 근접한 노동시장으로 평가가 바뀔 수 있는 수준의 차이다.
CIBC가 2026년과 2027년에도 각각 21만 명의 인구 과소집계를 예상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노동시장 통계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인구는 그대로… 달라지는 것은 경제에 대한 해석
CIBC의 수정 전망에서도 비영주권자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감소한다. 다만 감소폭이 정부 발표만큼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방정부는 당초 2026년 말까지 비영주권자 비중을 전체 인구의 5%까지 낮추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목표 달성 시점을 2027년 말로 연기했다. 다만 연방의회예산국(PBO)은 과거 이러한 목표가 실제 인구 감소보다는 통계 처리 방식의 영향을 크게 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CIBC는 2025년 비영주권자 비중이 전체 인구의 6.9%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현재 공식 추정치인 6.4%보다 0.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현재 정부 전망은 이 비중이 2026년 5.5%, 2027년 4.8%까지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벤저민 탈은 2027년에도 비영주권자 비중이 5.4%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해 정부가 목표로 제시한 5%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인구가 아니라 경제 해석이 바뀐다"
이번 수정은 캐나다에 실제 거주하는 사람 수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잘못 집계된 인구를 바로잡는 작업이다.
그러나 이러한 수정은 캐나다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경기 둔화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제시됐던 '인구 감소'라는 설명은 더 이상 설득력을 잃게 된다. 인구가 줄어서 경제가 둔화된 것이 아니라, 단순히 경제 자체가 부진한 상황이라는 해석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또 최근 나타나고 있는 높은 주택 공실률과 부진한 주택 거래 역시 다시 설명이 필요해질 수 있다. 실제 인구가 예상보다 많았다면 주택 수요가 이처럼 급격히 감소한 이유를 기존 논리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CIBC는 실업률도 실제보다 낮게 발표됐을 가능성이 높으며, 최근 회복세로 평가받던 1인당 실질 국내총생산(GDP) 역시 사실상 회복이라고 보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캐나다는 현재 인구를 실제보다 적게 집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과거에는 오히려 인구를 과대추정했던 시기가 길었다.
최근의 급격한 인구 증가 이전 약 30년 동안은 이민자로 입국한 사람이 모두 계속 캐나다에 거주한다고 가정하면서 실제보다 이민자 인구를 약 7명 가운데 1명꼴로 과대추산해 왔다.
CIBC는 과거의 과대 추정과 현재의 과소 추정이 서로 얼마나 상쇄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캐나다가 오랫동안 인구를 과대 추정해 왔고, 이제는 인구 감소 폭을 과대 평가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