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실비 가녜 씨는 최근 급등한 식료품 가격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기 위해 뒷마당 텃밭을 가꾸고 있다. 직접 재배한 고추와 토마토, 상추는 식비 절감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가족들에게 식량 생산의 가치도 일깨워주고 있다.

가녜 씨는 “필요한 채소를 뒷마당에서 바로 수확할 수 있어 좋다”며 “아이들과 가족들이 음식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 배우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식료품 가격은 최근 몇 년 사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TD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의 식료품 가격은 2019년 이후 약 30% 급등했다.

이 같은 생활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연방정부는 올해 초 기존 GST/HST 세액공제 제도를 개편한 ‘캐나다 식료품 및 필수품 지원금(Canada Groceries and Essentials Benefit)’을 도입했다. 일회성 추가 지원금을 포함한 이번 제도의 지급은 지난 금요일부터 시작됐다.

 

카니 총리 “4인 가족 최대 534달러 지원”

 

마크 카니 총리는 이날 온타리오주 브램턴의 한 식료품점을 방문해 정부의 대표적인 생활비 지원 정책을 홍보했다.

카니 총리는 “4인 가족 기준 최대 534달러까지 지급되는 상당한 규모의 지원금”이라며 “생활비 부담을 겪는 가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지원 대상자 가운데 한 명인 아만다 빌 씨는 혜택 자체는 반갑지만 실제 체감 효과에 대해서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남편이 올해 초 실직한 이후 가계 부담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기 때문이다.

빌 씨는 “한 번 장을 보는 정도의 금액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소득과 자녀 수에 따라 지원액 결정

 

이번 제도는 일회성 추가 지원금 외에도 분기별 정기 지급금을 포함하고 있다. 연방정부는 향후 5년 동안 해당 정기 지원금을 25% 인상할 계획이다.

지원액은 개인 또는 가구의 소득 수준과 부양 자녀 수에 따라 달라진다.

독신 가구의 경우 최대 679달러를 받을 수 있으며, 기혼 또는 사실혼 부부는 최대 890달러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여기에 자격을 갖춘 자녀 1인당 최대 234달러가 추가 지급된다.

이번 프로그램은 높은 생활비로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부는 2024년 소득을 기준으로 지원 자격 상한선을 설정했다.

자녀가 없는 독신자의 경우 연소득 5만 6,181달러 이하가 대상이며, 자녀 4명을 둔 독신 가구는 7만 4,201달러까지 자격이 인정된다.

기혼 또는 사실혼 부부의 경우 자녀가 없으면 가구 합산소득 5만 9481달러 이하가 대상이며, 자녀 4명이 있는 경우에는 합산소득 7만 4201달러까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지원금 환영하지만 구조적 대책도 필요”

 

전문가들은 이번 추가 지원금이 긍정적인 조치이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보다 구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토론토대학교 도시계획학과의 마이클 와이드너 교수는 “정부가 식료품 가격 부담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추가 지원금은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면서도 “여전히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와이드너 교수는 식료품 산업 내 경쟁 부족, 물류 및 운송 문제, 그리고 식품 수입선 다변화의 필요성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그는 “캐나다는 기후 특성상 많은 식품을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지난 1년 동안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식품 수입 체계를 더욱 안정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산 식품 의존도가 높은 현실을 지적하며 장기적인 식량 전략 마련을 주문했다.

와이드너 교수는 “현재 캐나다는 미국에서 상당량의 식품을 들여오고 있다”며 “앞으로 식품을 어디에서 공급받을 것인지, 또 캐나다 내에서 현실적으로 어떤 식품을 생산할 수 있을지에 대한 보다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