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양의 짐을 줄이고 또 줄였는데도 주택에 살던 살림들을 다운사이징해 콘도 유닛 안으로 들이기에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궁하면 통한다고 했듯이, 남아 있는 옷가지와 짐들 그리고 살림들까지 모두 소화하고도 오히려 공간이 남아 돌고 여유 있어 보이게 만들 수 있는 기발한 해결책은 있었습니다.

▣ 가구들의 공중부양

집 안 인테리어 해결사로 특별 초빙한(?!) 형수님의 조언은 “가구들을 공중부양 시켜라!”였습니다.

사이즈도 맞지 않고 콘도 유닛의 분위기와 어울리지도 않는 주택용 가구들은 이미 모두 처분한 상태였기에, 어차피 콘도에 어울리는 새로운 가구들을 들여와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아이들도 분가하고 부부만 남은 집에서 이제는 ‘덜 소유하는 것이 더 풍요롭다’는 미니멀리즘을 추구하기로 마음먹은 터라, 값비싼 고급 가구들은 더 이상 우리 부부에게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곧바로 조립식 가구 전문 대형 매장 ‘ㅇㅇ키아’로 향했습니다. 거의 십수 년 동안 찾을 일이 없었던 그곳은 다운사이징족들에게는 마치 별천지와 같은 곳으로 업그레이드되어 있는 듯했습니다.

집안 벽면을 적극 활용해 가구를 ‘공중부양’시킬 수 있는 조립형 시스템 가구들이 각자의 공간에 맞춰 자유롭게 디자인할 수 있도록 완벽하게 갖춰져 있었습니다.

우리 집 거실과 방 사이즈만 입력하자 모니터 속에는 그대로 그 공간이 구현되었고 마치 레고 블록을 쌓듯 원하는 형태를 내 마음대로 조합해 디자인하고 주문할 수 있었습니다.

거실 TV 스탠드 역시 단순히 TV 하나만 받쳐 주는 일자형 가구가 아니라, 양옆은 물론 머리 위 공간까지 수납이 가능하도록 맞춤 설계했습니다.

그 결과, 부엌에서 부족했던 팬트리 공간은 물론 가정 상비약과 각종 생활용품을 보관할 수 있는 수납 공간까지 말끔하게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서재로 사용할 방과 부부의 침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벽면 공간을 활용해 높지만 슬림하게 디자인한 가구들을 배치하니, 모양도 깔끔해지고 집 안 곳곳에 생각보다 훨씬 많은 수납공간들이 자연스럽게 확보되었습니다.

조립형 시스템 가구이기에 거의 150개 상자를 순차적으로 배달받고 풀고 또 조립해야 했지만, 큰아들 녀석이 열 일 마다않고 달려와 팔 걷고 도와준 덕분에 엄마아빠는 큰 수고와 시간을 덜 수 있었습니다.

(다음 편에 계속..)